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 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축구는 해봐야 아는 겁니다”
불과 2주전이었지만 당시만해도 박항서 감독의 예상은 그의 바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가 끝난 현재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박 감독은 지난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친선대회인 2018 비나폰컵에서 2승1무로 우승을 차지한 뒤 스포츠서울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최대 이슈는 한국과의 아시안게임 16강 맞대결 여부였다. 대부분의 팬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의 E조 1위를 기정사실화 하는 상황이라 일본과 함께 D조 1위 경쟁을 벌일 베트남의 조별리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박 감독의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가 상승세를 타고 있긴했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이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에 한국과 베트남의 16강 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을 집중됐다.
박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축구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축구는 해봐야 아는 겁니다. 우리와 한국이 나란히 조 1위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조 2위가 될 수도 있다”고 전하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되도록 한국을 만나고 싶지 않다. 강팀을 피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흔히 ‘공은 둥글다’는 표현을 통해 축구에서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약체로 평가받는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박 감독은 대회 준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승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경계했는지 모른다.
토너먼트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조별리그 상대 분석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파키스탄의 경우 최근 3년동안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아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바레인에서 친선 기를 치른 파키스탄의 경기 영상을 구해 상대를 철저하게 대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는 박 감독이 예상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그는 앞선 인터뷰에서 “일본은 마지막 경기라 시간이 있다.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은 뒤에 일본을 만나는 것이 부담이 적다. 일본은 조별리그 1~2차전 경기를 분석하면 된다”고 설명을 했다. 베트남은 기대대로 1~2차전에서 파키스탄과 네팔을 연이어 제압하면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고, 1~2차전 경기를 통해 분석한 일본을 3차전에서 꺾으며 완벽한 조별리그를 완성시켰다.
박항서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우리의 목표는 예선통과”라고 강조하면서 “16강에 오른다면 토너먼트에서는 한경기씩 결승전이라 생각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바레인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을 치른다. 베트남이 8강에 진출할 경우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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