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7일 출범한 특검의 수사 여건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앞서 이뤄진 검경 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한다 해도 특검의 수사 결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댓글조작의 공범으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초뽀’ 김모씨와 ‘트렐로’ 강모씨를 구속한 게 전부다. 이들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핵심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만큼 특검의 성과로 보기도 어렵다. 특검이 또 다른 경공모 회원 도모 변호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도 두 차례 모두 기각됐다.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부각시켜 ‘곁가지 과잉수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 결과 탁월한 진보 정치인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에도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상대로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근무 당시 급여에 대해 조사한 사실이 알려져 별건수사 논란이 재연된 바 있다.
특검 수사를 두고 과도한 공방을 벌여온 정치권도 자성할 부분이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 지사 영장이 기각되자 “살아 있는 권력이랍시고 백정의 서슬 퍼런 칼로 겁박을 해대니 어느 특검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특검이 위법행위를 한다며 “특검이 끝난 뒤라도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부적절했다. 정치권은 최소한 특검 수사가 끝날 때까지라도 불필요한 공방을 자제해야 마땅하다. 검경 및 특검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의혹은 법정에서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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