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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히딩크처럼 어퍼컷 세리머니…'박항서 매직' 일본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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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서 일본 꺾고 3연승

올초 23세 대회 이어 연이은 파란

광복절 앞두고 일본전 승리 약속 지켜

한국팬들도 '쌀딩크' 응원

중앙일보

1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봐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베트남과 일본의 경기에서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선제골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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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이 일본에도 통했다.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남자축구대표팀이 19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베트남은 파키스탄, 네팔을 꺾고 16강행을 조기확정한 데 이어 일본까지 제압하고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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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봐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D조 네팔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응우옌안둑이 골을 성공시키자 박항서 감독이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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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대표팀 기준으로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2위로 일본(55위)보다 낮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와일드카드(24세 이상선수) 없이 21세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지만 객관적 전력상 베트남보다 앞섰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적이 있지만, 베트남은 16강이 최고성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과 함께 성장한 베트남이 일본마저 눌렀다. 베트남은 D, E, F조 3위와 8강행을 다툰다. 박 감독은 애초 D조 1위를 해서 E조 1위가 유력했던 한국을 피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한국이 '약체'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혔다.

베트남은 전반 3분 일본 골키퍼와 수비진의 패스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강력한 압박으로 볼을 뺏어내 응우옌 꽝하이가 선제결승골을 터트렸다. 박 감독은 벤치에서 달려나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처럼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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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봐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베트남과 일본의 경기에서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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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제2의 한일전'에서 승리했다. 박 감독은 일본전을 앞두고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지만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8월15일이 어떤날인지 잘 알고 있다. 광복절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일본전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필승을 다짐했는데, 정말로 일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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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봐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D조 네팔과 베트남의 경기. 2-0으로 승리한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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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었다. 박 감독이 부임 4개월만에 AFC 주관대회 역대 최고성적을 거뒀다.

베트남은 날이 더워서 새벽 5시에 기상해서 6시에 출근하는데, 아침형 생활패턴에 맞춰 훈련일정을 당기고 낮잠 자는 문화도 인정했다. 베트남 선수들은체격이 작은편인데, 박감독이 체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할아버지처럼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선수들을 대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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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 치카랑의 위봐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D조 네팔과 베트남의 경기.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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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베트남은 2002년 월드컵 4강 당시 대한민국처럼 대규모 길거리 응원이 펼쳐졌고, 박 감독은 '베트남 히딩크'라 불리면서 국민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SNS에서는 박 감독과 한류스타 지드래곤, 송중기를 동렬에 놓은 사진이 돌아다니고, '베트남의 오빠'라 불렸다.

9000만 베트남인들은 한국 교민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면서, 박 감독이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냈다. 한국팬들도 베트남 대표음식 쌀국수와 히딩크 감독을 합해, 박 감독을 '쌀딩크'라 부르면서 자랑스러워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성적 16강을 넘어 8강 이상을 바라고 있다. 많은 한국 국민들도 박 감독을 응원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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