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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폭염 속 에어컨 끄고 훈련…값진 은메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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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혼성10미터 공기소총 결선에 출전한 이대명(왼쪽)-김민정이 조준선을 정렬하고 있다. 팔렘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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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명(30ㆍ경기도청)-김민정(21ㆍ국민은행)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 경기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대명-김민정 조는 19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 결선에서 467.6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우자위-지샤오징(중국) 조에 이어 2위로 결선 무대를 밟은 이대명-김민정 조는 결선에서도 중국(473.2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베트남이 가져갔다.

한국 사격팀은 대회를 앞두고 혹독한 여름을 보냈다. 대표팀은 대회 직전 진행한 국내 훈련에서 에어컨 6대 가운데 3대만 가동했다. 50m나 300m 종목은 에어컨을 아예 끄고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6월 현지 정보 수집을 위해 팔렘방에 다녀온 윤덕하 감독이 현지 날씨가 예상보다 더 덥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위해 구슬 땀을 흘렸다.

대회 준비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당초 대표팀은 팔렘방 현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전지 훈련을 계획했다. 항공권과 숙소도 모두 예약해뒀지만 출발 일주일 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 대회 개막을 눈 앞에 두고도 사격장이 완공되지 않은 탓이었다. 윤 감독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실탄은 현지에서 구매하기로 돼 있었는데, 며칠 전 연락 와서 직접 가져오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무책임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린 바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사격에 걸린 금메달 44개 중 절반이 넘는 27개를 가져갈 정도로 한국은 사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 개수가 20개로 줄어든 데다 혼성 종목이 새로 도입돼 첫날 경기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했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대명-김민정은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고 한국에 사격 혼성 종목 첫 메달을 안겼다.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2014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안게임의 사나이’라고 불린 이대명은 이번에도 메달을 추가, 4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앞서 열린 사격 10 공기소총 혼성 경기에선 김현준(26ㆍ무궁화체육단)과 정은혜(29ㆍ미추홀구청) 조가 아쉽게 4위에 그쳐 메달을 놓쳤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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