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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전문]박원순 서울시장 "강남북 격차해소에 올인"…강북 우선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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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박원순 시장 "시정의 패러다임 변화 의미…앞으로 투자 인프라 비 강남 지역에 우선 투자할 것"]

머니투데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2018.8.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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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 강북구 삼양동 한달살기를 마치고 강남북 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 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 주택공급 등 강남 집중 개발에 기인한 것"이라며 "수십 년 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강북 우선 투자라는 재정투자의 패러다임을 대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육시설, 도서관 등 인프라를 낙후지역에 몰아주는 투자기준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다음은 이날 박원순 시장의 발표.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평생 정치인으로 마을에 온 사람이 없었다. 다가가서 그분들의 위로가 그리고 답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쇼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주민들 "쇼가 아니다"고 대답).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1년에 한번식 이런 쇼라도 했으면 삶이 나아졌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아무것도 없으면 쇼라도 해라'라는 지적이었다.

한 달 살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것은 강남북 격차 해소다. 강남북 재산격차가 크다. 집값 차이가 크고, 건강 격차도 크다. 강남에 살면 더 오래 살고 강북에 살면 덜 오래 사는 현상을 용납하기 힘들다. 아이들 다니는 학원 수도 차이가 난다. 많게는 8배 차이가 난다. 서울대 입학생 비율도 큰 차이가 난다.

부와 생활수준이 이렇게 세습이 되는 것. 아들과 딸에게 이어지는 것 용납하지 못하겠다. 저의 부모님 가난한 시골의 초등학교 문턱도 못가본 농부 출신이다. 그럼에도 변호사가 되고 서울시장이 됐다. 개천에서 용이 나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 강북의 절박한 현실. 절박감을 갖고 고민했다.

삼양동부터 시작하겠다. 입주 첫날 뵀던 어르신들 앉고 쉴 곳이 없어 골목에 스티로폼을 깔고 앉아 계셨다. 슈퍼 삼거리에도 앉을 의자도 없어 서서 말씀을 나눈다. 즉각 지시해서 어르신들 쉼터를 만들라고 했다. 마침 빈집이 있어서 바로 매입을 지시했다. 이 지역에 공토를 부지런히 확보해서 텃밭, 쉼터, 공동체 공간도 만들겠다. 그래야 마을이 숨쉰다. 쉼터 만들어 달라고하셨다.

저는 변화는 큰 곳이 아니라 작은 곳부터 시작한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겠다.

골목길이 좁고 가파르다. 어르신들이 쉽게 다니게 할 수 있을까. 기존 담을 허물고 길을 넓히기는 힘들다. 전신주 지중화하고 바닥을 다듬고 포장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그리고 솔샘역 2단계 엘리베이터 설계를 통해 어르신들이 가파른 곳을 쉽게 올라가도록 하겠다.

오패산 미아동의 경사로에는 모노레일을 설계하겠다. 나중에 관광코스 될수도 있다. 삼양동 도시가스가 안들어오는 곳 가스공사 하도록 했다. 옥탑방 근처 고독사도 발생했다. 서울시에서 '찾동' 사업을 하고 있다 좀 더 강화해서 촘촘하게 도시 안전망을 만들겠다.

위험 1인 가구에 대해 전수조사와 의료인 동행 방문 올해 9월부터 시작하겠다. 공동체가 살아 있는 외롭지 않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강북구를 청년의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젊은층이 모일수밖에 없는 동네. 아이키우기와 아이들이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 국공립어린이 집의 90%를 강북에 집중할 것이다. 교육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다니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생각이다. 유아숲체험, 상상어린이공원, 우리동네 키움센터, 핀란드식 방과후 예술학교 등을 모두 강북에 지을 계획이다.

시립 어린이 병원, 시립 거점 도서관도 만들겠다. 청소년 소극장 문화공간도 짓겠다. 강북지역 곳곳에 대안학교가 있다. 늘 행복한 아이들 잘 놀고 있다. 재정 투입을 넘어 시에서 직접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유명한 대학이 많다. 강북권 대학교 잘 연결해서 중고등학교 특화 명문 학교가 되도록 시 예산 투입하겠다. 교육 때문에 강남 이사가는 일 없을 것이다.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일명 '지옥고'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환풍도 안된다. 헌법에 주거권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 월 10만원 집. 청년 주택을 보급하겠다.

서울의 빈집이 생각보다 많다. 빈집 사들여 수리해서 청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 이른바 '터무늬'있는 집을 수백개 만들수 있다. 청년들이 하는 일을 통해 지역사회는 변화시킬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사업 방침이 될 것이다.

우이동 유원지 '파인트리 사업'도 재개해 2020년 준공 하겠다. 시민휴양소, 유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등을 짓겠다. 북한산 경관을 회복하고 지역 역사 문화 관광 자원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력을 도모하겠다.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하고, 콘도시설을 주민에 개방해 지역과 상생방안을 만들겠다. 시가 인수해 공공개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

삼양동 온 첫날 산책을 하는데 멀쩡한 가구들이 버려진 것이 너무 많다. 쓸만한 것들이다. 여기에 대해 업사이클을 적용하겠다. 쓰레기를 새로운 제품이나 예술품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용답동 업사이클 플라자와 같은 곳을 강북 다른 구에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 새활용플라자에서 옷수선, 구두수선, 가구수선 등을 해주면 서울이 값비싼 비용 치러야 하는 소각장이나 매립장을 크게 확장하지 않아도 된다. 강북구를 미래 도시 거점으로 삼을 생각이다.

강북구에 우선 특별 교부금 142억2800만원 투입했다. 당장 강북구부터 어르신 위한 쉼터 조성. 비탈길 가드레일. CCTV설치 더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고, 교통체계를 바꾸겠다.

범위를 넓혀 동북권 지원에도 나선다. 창업문화산업단지, 동북권 창업센터, 청년혁신파크, 노원 상상나라 등을 짓는다.

이를 위해 확일적 재정투자에서 실질적 재정투자로 전환하겠다. 강북에 집중적으로 예산 배정하겠다. 비(非) 강남지역에 인프라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겠다. 개발이익 환수해 1조원 규모 균형발전 특별회계도 재원으로 만든다.

강남지역 개발에 상업지역 집중적으로 들어선 점이 기여했다. 앞으로는 상업지역을 비강남지역에 집중하겠다. 상반기 대부분의 상업지역 배분물량을 동북권 서남권에 지정했다. 앞으로 비 강남지역 역세권 중심으로 배정하겠다. 좀 더 큰 건물들이 들어서고 공공기여를 받아 또 재투자 방식이다. 지역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공공기관도 강북으로 이전하겠다. 서울시 공공기관 52개 중 동북4구에 단 3개 기관이 있다. 강남 핵심 지역 위치한 SH공사 인재개발원, 서울연구원을 강북으로 이전하겠다.

교통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겠다. 경전철 서부선 속도를 올리고, 우이신설선 연장선, 면목선, 목동선, 난곡선 등에 재정을 투입해 조기착공 하겠다. 비강남권에 교통편의 더하겠다.

삼양동 돌아보니 우리 마을 가게 다 사라졌다. 미장원, 이발관, 전파상, 철물점 등이 다 사라져 동네 경제가 다 무너졌다. 심지어 큰 마트도 들어왔다. 대부분 가게가 프랜차이즈다.

서울시가 벌인 각종 마을사업. 도시재생사업. 배정된 예산이 몇조원이나 된다. 이 막대한 돈이 어디로 가나. 큰 건설회사. 외부 업체로 다 나간다. 동네 유보시킬 방법을 살펴보니 강북구에 마을 주택수리사업단. 마을기업들이 몇개가 있다. 이 기업들을 제대로 훈련시키는 연수원을 만들겠다. 마을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서울시가 벌이는 모든 사업을 이분들에게 맡기도록 계약체계를 바꾸겠다.

많은 돈이 지역사회로 유보되면, 구멍가게, 양장점, 철물점, 전파상 등이 동네로 다시 돌아오게 될거다. 마을경제의 귀환이다. '99대 1'의 사회나 대기업 불균형 문제 해결의 마중물 이 될 것이다.

주차문제도 해결하겠다. 차량의 경우 공유차량 이용시 잇점 많다. 나눔카를 대폭 확대하겠다.

강북과 다른 강남을 만들겠다. 2011년 허핑턴포스트 시민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 정치인이라고 칭찬해줬다. 초심 다시 되살리기 위해 삼양동으로 왔고, 실마리를 봤다. 삶을 바꾸는 일이 혁명이다.

내 삶을 우리 동네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겠다. 이게 삼양동에 온 이유다. 박원순의 정치이기도 하다. 각자 도생의 삶, 불평등 99대 1의 사회 바꾸겠다.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적 우정의 시대를 열겠다. 해답은 마을에 있다. 삼양동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삼양동의 변화를 시작으로 강북과 서울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앞으로 50년후 미래 세대에게도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 책임이 있다.

다음은 질의 응답

-시정 패러다임 전환되는 것인가

▷법철학에서 평등이란게 뭐냐 무조건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합리적 차별이다. 강남이 워낙 그동안 개발이 집중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강북 주민들이 소외감을 많이 느껴왓다. 제가 취임하면서 여러 정책을 했지만 3기를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해야겠다. 신년사에서 세상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 시민들의 삶의 질을 바꾸겠다고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피해를 보고 있는 강북 주민 집중은 당연한 것이다. 추상적 담론보다 삼양동 와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골목 걸어다니고 전통시장 가보고 주민 얘기를 들으면서 좀 더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적 대안이 나왔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다. 삼양동에서 시작됐지만 전체 지역. 글로벌 이슈이기도 하다. 변화를 강북에서 시작해보겠다.

-시장 1,2기 때도 마찬가지 균형발전 전략이 있었다. 그동안 왜 실패했고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지. 새로 시작하려는 균형발전 전략. 어떤 점에서 혁명적인지?

▷과거에도 균형발전 전략이 없었던건 아니다. 과거는 추상적 서론에 머물거나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았다. 실천할 방도들을 강구하지 않았다. 오늘 큰 비전 선언이면서 동시에 구체적 정책들을 담고 있다. 거기 필요한 예산이나 상업지역의 강북지역 배려 등 구체적 방향과 내용을 갖고 있다. 의지도 확실히 담고 있다. 과거와 다르다.

-3개 공공기관 이전. 1600명 정도 규모다. SH공사 1200명 빼고는 인력 규모가 작다. 경제 효과를 가져올지 의문이다

▷SH공사나 인재개발원은 매우 큰 기관이다. 지하철이나 외에는 가장 큰 기관이다. 특히 인재개발원은 연 인원 2만명이 와서 연수를 받는다. 큰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특화 시립병원. 제대로 된 문화복합 시립거점도서관 짓겠다는 것. 새로운 기관들을 배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가 고민하는 새로운 기관들이 계속 들어올 수 있다. 제2 시민청, '50+캠퍼스'도 들어온다. 앞으로 이런 것들을 고민하겠다.

-파인트리 재개발은 사업 2011년 첫 취임 후 특혜 관련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지역 경제활성화 할 것이지만 환경 경관 헤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인트리는 사실 시작되지 말았어야 할 프로젝트다. 당시 일부는 형사 사건도 있어 중단됐다. 환경 악화 우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단계에서 계속 방치한다는 것은 지역의 손실이다. 정상화 시켜야 한다. 다만 북한산 가리는 일부 층고는 깎고, 일부 공간은 주민 위한 편의시설을 개방하겠다. 환경과 지역 경제적 효과를 가능하게 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추진할 동력 있어야 한다. 함께 배려하면서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

김경환 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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