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은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올해 일자리 예산 증가율이 12.6%로 본예산 기준 19조2천억 원, 추경 예산 기준으로는 20조 원에 달하니 내년 일자리 예산은 2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재정 기조를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고용창출에 투입한 예산이 50조 원을 넘는데도 이번에 충격적인 '고용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재정확장만으로는 일자리를 늘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자리를 늘리는 데 예산을 마중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재정이 고용창출을 위한 정답은 아니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의 실적 호조와 적극적 징수로 이뤄지는 세수 증대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고용 쇼크가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대책도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다듬어져 나와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차제에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고용 현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정책 시행과정에서 착오는 언제든지 빚어질 수 있고, 시행착오는 바로잡으면 된다. 최근의 고용감소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임대서비스업 등에서 두드려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 국민의 이해가 걸린 경제는 한 정권만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를 비롯해 수차례 목격한 바 있다. 경제문제에 진영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심각한 경제 현안을 놓고 여야가 서로 '전·현 정권 탓'이라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여권은 야당과 협치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길 바란다. 야당도 경제 현안을 정치 공방의 소재로 삼지 말고 대책 마련에 초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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