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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정다워의 인사이드 자바]집에 갈 방법 없어 발 '동동', 택시 대란 해결사는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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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돕는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19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겔로랑 반둥 라우탄 아피 스타디움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반둥 | 정다워기자


[반둥=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우리가 찾아볼게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가 열리는 반둥은 자카르타와 110㎞ 정도 떨어진 도시다. 하지만 교통 대란의 중심지라는 점에서는 자카르타와 차이가 없다. 취재진은 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데 시내는 물론이고 외곽 지역도 교통체증이 심해 예상 시간보다 30분 정도는 먼저 나가야 여유가 있을 정도다.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조차 18일 훈련 시간에 15분 지각하는 불상사를 경험했다.

일주일 남짓 지나면서 극한의 교통 상황에는 적응을 했다. 문제는 그보다 난감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교통지옥으로 안내할 택시조차 잡히지 않을 때다. 남자축구 경기가 열리는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은 시내에서 차로 30~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주변에는 논밭뿐 사람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택시가 다닐리가 만무하다. 훈련장 주변 상황도 비슷하다. 대표팀은 아르차마닉 스타디움이나 겔로랑 반둥 라우탄 아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한다. 두 경기장 상황도 비슷하다. 일단 숙소가 있는 시내에서 훈련장이나 경기장으로 갈 수는 있는데, 돌아갈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고젝(Go-Jek)’, ‘그랩(Grab)’ 두 가지를 사용해 택시를 잡는다. 고젝은 안전하고 바가지 요금을 요구하지 않아 여행객이 주로 타는 ‘블루버드’와 일반인이 운영하는 택시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어플이다. 그랩의 경우 블루버드 대신 일반 택시만 해당한다. 그런데 경기장, 훈련장에서는 도무지 택시가 잡힐 생각이 없어 보인다. 취재진이 전부 어플을 열어 택시를 찾아도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시내로 갈 차량을 발견하기 어렵다.
스포츠서울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1차전이 끝난 후 한국 취재진이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타고 있다.반둥 | 정다워기자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구세주’가 나타난다. 바로 현지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취재진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도움을 요청하면 주저 없이택시 잡기에 합세한다. 한두 명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여러 명이 “우리가 찾아볼게요”를 외치며 어플을 열어 택시를 찾는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다 보면 누군가가 “잡았다”라고 외친다. 자원봉사자들은 택시를 끝까지 기다린 후 취재진을 배웅까지 한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취재진은 무사히 숙소로 향한다.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는 주로 20대 초반의 대학생, 혹은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혹 10대 후반의 어린 학생들도 참가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의 훈련 일정을 돕는 대학생 일함(22)은 “많은 봉사자들이 배정을 받는데 한국 팀을 따라다니는 팀에 포함된 사람들이 다들 좋아했다”라며 “특히 여성들은 한국 문화, 드라마를 좋아한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아 더 적극적으로 돕는 것 같다. 택시 잡는 것을 돕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일함은 “한국 미디어가 불편 없이 대회를 잘 취재하고 돌아가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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