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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레이더P] [복면칼럼]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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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는 몸담은 조직의 강점은 물론 문제점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구성원이기 때문에 공론화할 가치가 있음에도 알고 있는 것을 솔직히 밝히기 어렵다. 레이더P는 의원들과 함께 국회를 이끌고 있는 선임급 보좌관의 시각과 생각을 익명으로 전달하는 '복면칼럼'을 연재해 정치권의 속 깊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매일경제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광복절 기념 초청강연 및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축사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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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절박함이 있는가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 후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했다. 그가 역점을 둔 건 당의 정체성 확립이라고 한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공세의 도구로 탈국가주의 프레임을 내세운 듯도 하다. 또 정강이나 당헌·당규를 손볼 수도 있고 연말쯤이면 당명 개정을 시도할지 모른다.

문제는 과연 이런 정도의 혁신을 가지고 한국당이 성공할 수 있을까란 것이다.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는 열정이나 절박함이 있느냐는 것이다.

반사 이익조차 못 거두는 신세
이미 징후는 나타났다. 대통령 지지율이 빠지고 여당 지지율이 아무리 하락해도 한국당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반사 이익조차 누리리 못하고 있다.

곧 있으면 정기국회가 열린다. 정치권의 모든 관심이 여기로 쏠릴 것이다. 지금 모습 그대로라면 한국당의 혁신 소식은 기사 하나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올해를 그럭저럭 보내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전당대회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흘러간 인물들 중에 한 명이 당대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너무 낡고 꽉 막힌 한국당
시대가 바뀌었다. 자존감과 평등의식으로 무장한 유권자들에게 한국당의 틀은 너무 낡았고 그나마도 그 문은 꽉 막혀 있다. 당이 살려면 당이 발전적 해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전적 해체는 두 가지를 담고 있다. 틀을 바꾸고 문을 여는 것이다.

발전적 해체와 보수 대통합
우선 틀이다. 분열된 보수로는 현재 여권에 대항하기는커녕 정치적 미래도 바라볼 수 없다고 본다. 한국당은 새로운 '보수 대통합'의 토양이 되고 사라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한국당 비대위에 '보수 대통합 추진위원회'가 필요하다. 그곳에서 한국당의 해체를 포함한 보수 대연합의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손학규·안철수·유승민 등과 함께 백지 상태에서 보수 대통합 신당을 만들자. 지금 한국당이 아무리 모양새를 예쁘게 하고 개보수를 한다 해도 안철수·유승민 등이 합류할 명분은 약하다.

보수 대통합을 이룬 후에 내년 상반기쯤 신당의 대표자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자. 모든 유력주자들이 나서 경쟁하고 새로 뽑힌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자. 이 정도라야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작은 희망이나마 건질 수 있다.

왜 여당 정치인에 열광할까
그다음은 문을 여는 것이다. 한국당은 왜 젊은층이나 중산층, 소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지 알고 있나. 왜 그들이 여당 정치인에게만 열광하는지 고민해본 적이 있나.

한국당에선 주인공이 대개 학력에선 유학파나 SKY, 집안으론 도련님, 경력은 고위 관료나 명망가다. 평범한 젊은이나 중산층, 소시민들은 주인공은 고사하고 단역으로도 끼기 힘들다.

그러나 그들은 여권 진영에 들어가면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열광하지 않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최소한 여당이 젊은이·중산충·소시민을 대하는 만큼이라도 따라해야 할 것 아닌가.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런 틀과 문을 손볼 각오가 돼 있고 계획을 가졌는가. 20년 넘게 당원으로 활동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자유한국당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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