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사회에서 만난 타인만이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이나, 형제간, 친인척 간에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이런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상대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차게 됩니다. 또한, 상대를 용서하지 못해 화병이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 큰 병을 얻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충격은 그 직후에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암세포처럼 계속 커져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마음 속 암세포에 대한 수술이 필요합니다. 바로 용서와 화해를 통한 화병 치료가 필요합니다. 우리 기억 속 상처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더 이상 미워하지 않을 때 마음 속 암세포도 제거됩니다. 그래서 한 철학자는 “용서는 죄인을 자유롭게 만든다. 하지만, 더 큰 자유를 얻는 진정한 죄수는 바로 용서한 당신 자신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는 화병 치료의 중요한 모티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라는 행위는 상처받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거룩한 행위로 동서고금의 현인들이 하나같이 중요시했습니다. 내가 상대를 용서해야 내 고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종교적 가르침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용서는 오히려 마음의 암세포를 더 확대 전이시킨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진정한 용서가 되지 않고, 단순히 내가 불편하니까 빨리 용서하고 잊어버려야겠다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화병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상처받았던 과거를 똑딱 때어내어 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 생생한 기억은 사실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망각과 용서를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냥 단순히 잊으려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마음의 수술대에서 도망치는 위험한 방법입니다. 여기에 종교 교리에 얽매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용서라는 수술대에 오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원수에게 한쪽 뺨을 맞았거든 다른 쪽 뺨을 내밀어라는 식으로 ‘빨리 용서해라, 용서하는 게 좋은 거다, 착한 거다, 그래야 좋은 교인이다’라는 오해의 소지를 갖기 쉽습니다.
궁극적으로 용서가 나를 위해 좋은 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렇게나 서둘러 마음의 응어리를 수술한다고 그 결과가 다 좋은 것이 아니죠. 적절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서 마음의 수술도 잘 해야 합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48화에서는 이민 후 사업 과정에서 당한 사기 때문에 큰 재산을 잃고 고통 속에 지내던 한 중년 여성의 화병 치료 과정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 상처를 어떤 과정을 통해 용서하고 화해해야하는 것인지를 살펴봅니다.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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