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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터키 재무장관 "시장 안정 대책 내놓겠다"…금리인상 등은 빠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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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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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터키 정부는 13일(현지시간)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등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치가 급락 중인 터키 리라화(貨) 등 금융 시장이 안정될지는 의문이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전날 터키의 일간지 휴리예트와 인터뷰를 통해 "13일 아침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시장과 실물 분야 양쪽 모두에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면서 "시장에 필요한 조치 등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조치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알바이라크 장관은 재정정책을 통해 현재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재정정책의 관점에서 매우 강력한 정책을 펼칠 것이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알바이라크 장관이 필요하면 재정준칙을 시행하겠다고 언급해, 터키 정부가 긴축 정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한 달러 표시 예금을 손대는 등 자본통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관련해 알바이라크 장관은 '불가능하다'고 의심을 불식시키려 했다.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던 리라는 미국과의 외교적 문제로 경제적 제재에 놓이면서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당 리라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7.24리라까지 하락했다. 현재도 리라화는 연초보다 45% 평가절하된 달러당 7리라 사이를 오가고 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터키 리라 환율이 달러당 7리라까지 폭락한 것과 관련해 외부의 '작전'에 의한 결과라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주장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경제 지표로는 설명될 수 없다"면서 "경제적 공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금융시장의 큰손들의 이 같은 공격은 모든 신흥국에 똑같은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의 위기를 "찻잔 속의 폭풍"으로 표사하면서 "경제적 이유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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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터키 정부의 대책에는 기준 금리 인상 카드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두고서 '착취의 수단'으로 묘사하면서, 덫에 빠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터키는 두 자릿수의 높은 물가 상승률과 경상수지 적자 등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상황을 악화시킨 건 정치적 문제가 크게 자리집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논리로 금리 인상에 반대해왔다. 그는 최근에도 금리를 인상하면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다"고 언급했다.

특히 21세기 술탄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그가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등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우려를 표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위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해, 자의적 경제 운용에 대한 우려 역시 큰 상태다.

터키는 그동안 미국과 시리아 정책, 러시아산 무기 구매,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간첩혐의 등으로 맞서왔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며 터키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5일까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고 최후통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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