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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땅 값 급등 바람 타고 자산 3조 된 용산구 '부자구청'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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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현 용산구청장, 2011년 전국 최초 '공유재산 관리 조례' 제정 이어 75억 들여 용산제주유스호스텔 매입 등 '재테크 수완' 발휘 용산구 소유 공유재산 규모 3조원 달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용산구는 부동산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지가 상승률이 어느 지역보다 높은 지역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역 지상철 지하화 개발 발표와 5년 전 좌초됐던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까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용산은 이제 서울시내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개발 호재에 따라 땅값 상승도 두드러져 올 1월1일 기준 전국 토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평균 6.2%였는데 용산은 8.1%를 기록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합동으로 용산구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부동산 업소 단속에 들어갈 정도다.

이런 가운데 용산구가 소유한 공유재산 규모가 2017년 기준 3조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공시지가 상승에 더해 성장현 구청장 ‘재테크 수완’이 재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게 용산제주유스호스텔 건립이다. 구는 지난 2016년 구 공유재산 관리기금 75억원을 투입,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유스호스텔(부지 1만1422㎡, 건물 2개동)을 매입했다.

청소년 수련시설 및 구민 휴양소 용도로 유스호스텔을 구가 직접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자치구 단위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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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 제주도에 건물을 사는 데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제주유스호스텔 개원 후 1년 4개월 만에 이용객 4만6000명을 돌파한 것. 이 중 용산구민이 3만4000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75%를 차지한다. 말하자면 구 전체인구(23만명)의 14%가 이미 시설을 한 번씩 다녀간 셈이다.

제주유스호스텔은 재테크 면에서도 성공이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제주도 공시지가 상승률은 2016년부터 3년째 전국 1위다. 대략 공시지가로만 계산해도 제주유스호스텔 재산 가치는 2017년 18%, 2018년 17% 만큼 늘었다. 국민 휴양지로서 주민 선호도 높았지만 제주를 고집했던 성장현 구청장 수완이 빛을 발한 것이다.

성 구청장은 지난 2011년 전국 자치구 최초로 ‘공유재산 관리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개발부지에 포함된 구유지를 매각하거나 교환할 때 발생하는 ‘수입’을 일반회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특별 기금으로 조성, 새로운 재산을 매입하는 데 재사용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성장현 구청장은 “용산구는 우리 세대만 살다 가면 끝나는 곳이 아니다. 현재에만 시선이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개발 이익을 당장 예산으로 써버리기 보다 훗날 정말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미리 구유재산을 늘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구청장의 ‘경영 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 개발로 인한 기부채납은 물론 민관 협치를 통해서도 구유재산 가치를 늘리고 있다.

구는 지난 2014년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한강로동주민센터를 기부채납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이 주민센터 땅을 사들여 신사옥을 짓는 대신 주민센터를 새로 짓기로 구와 사전 협의를 한 것. 해당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65)의 국내 첫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 한남동 가로수길에는 올해 초 ‘용산공예관’이 들어섰다. 당초 여성문화회관이 있던 자리다. 구는 파리크라상과의 협업으로 건축비(55억원)를 들이지 않고 지하 3, 지상 4층, 연면적 2800㎡ 규모 건물을 새롭게 조성했다. 파리크라상이 지하 주차장을 20년간 무상 사용한다는 조건이었다.

이와 함께 3월 개원한 한남동 맑은숲 어린이집도 총사업비 25억원 중 일부(16억원)를 LG복지재단에서 부담했다. 국공립 시설로는 전국 최고 수준 설비를 자랑한다. 공원 내 구유지를 활용, 40억원 상당 토지 매입비도 아꼈다.

성장현 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 내 각종 개발사업과 맞물려 구유재산 가치를 키워 가겠다”며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노후 동주민센터 신설과 도서관, 복지시설 확충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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