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ㆍ선거법 위반 혐의
양측 불꽃 튀는 공방 예고
김경수 경남지사 소환을 하루 앞 둔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검사무실은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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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하고,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는 김경수(51) 경남지사가 6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만큼 김 지사 소환 조사는 허익범(59) 특별검사팀 수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김 지사는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어 양측의 불꽃 튀는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김 지사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드루킹 일당과 매크로 프로그램(킹크랩)을 이용한 불법적인 댓글 조작을 공모한 의혹(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과 함께 6ㆍ13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공직선거법 위반)했는지 여부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참고인 신분으로 23시간 동안 경찰조사를 받았다. 당시 김 지사는 댓글 조작 관여 등 드루킹이 진술한 불법행위 개입 부분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특검은 김 지사의 댓글 조작 공모 핵심 근거로 2016년 가을 드루킹 근거지인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있었던 킹크랩 시연회 참석을 들고 있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 진술과 김 지사 운전기사 신용카드 내역 등을 근거로 이 자리에서 김 지사가 댓글 조작을 지시 내지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드루킹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김경수 의원이) 2층 강의장에서 킹크랩이 작동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여 킹크랩을 통한 불법댓글 조작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 3차례 산채 방문 사실을 인정하지만, 킹크랩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댓글 조작은 6ㆍ13 지방선거와 관련한 김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와도 연관돼 있다. 특검은 최근 드루킹 일당을 상대로 올 초까지 불법 댓글조작 행위를 통해 6ㆍ13 지방선거에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특검은 이 과정에 김 지사가 지방선거도 도와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드루킹 진술을 확보하고, 양측 사이에 총영사 등 인사 거래가 있었는지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지방선거 관련 혐의가 있다면 선거법 공소시효(6개월)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 기소가 가능하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당시 지사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인사 추천이고, 이게 무산되자 드루킹의 협박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특검의 소환조사 과정에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참고인 신분이었던 경찰 조사 때와 달리 피의자 신분인 만큼 김 지사에 대한 특검의 강도 높은 압박이 예상된다. 특검 관계자는 “확인할 게 많아 (조사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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