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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를 떠나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오는 일명 지중해 중앙 루트를 통한 난민이주자가 현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루트의 주요 관문인 이탈리아가 난민 수용을 거부하면서 서아프리카에서 스페인으로 가는 서지중해 루트가 난민 핵심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지중해 중앙 루트를 선택한 난민 95%가 유럽 대륙에 당도한 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45%만이 유럽 이주에 성공했다. 최근 4년 새 가장 낮은 성공률로, 이주에 실패한 이들 대부분은 북아프리카로 돌아갔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같은 기간 유럽 이주를 시도하다 사망한 사람은 입국 시도자의 7% 이상인 564명이었다. 지난해 이 루트를 통해 유럽 이주를 시도하던 이들의 2.1%가 사망한 것과 달리 올 들어 이 루트의 사망자 비율은 3.4%에 이른다.
지중해 중앙 루트를 통한 유럽 도착 난민이 급감한 이유는 이탈리아가 난민에 빗장을 단단히 걸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은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순찰이 크게 강화됐다. 지난해 유럽 입국 시도자 9명 중 1명을 잡아들였던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올 들어서는 5명 중 2명을 붙잡았다. WP는 지난달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붙잡힌 난민이 47%에 이른다고 전했다.
리비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은 지중해를 거쳐 유럽 대륙에 이주한 난민이 2015년 100만명을 육박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하게 감소한 주요 원인이다. 올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이주한 난민 수는 23일 기준으로 5만2,000여명이다. 리비아 해안경비대는 지중해에서 구한 난민을 폭력과 고문, 강간이 그치지 않고 있는 구금센터로 보내기 때문에 유럽연합(EU)의 리비아 해안경비대 지원은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태다.
한편 WP는 이탈리아를 대신해 스페인이 아프리카 난민과 이주자가 유럽으로 가는 핵심 경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지난달 들어 처음으로 난민이 가장 많이 도착하는 유럽 국가가 됐다. 이달 들어 중순까지 스페인을 통해 유럽 이주에 성공한 난민은 이탈리아를 거친 이들의 3배인 3,600명이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을 받아들이는 국가에 보상금을 지불하기로 한 혜택을 가장 크게 입을 국가로 스페인을 꼽았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그래픽=신동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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