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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IF] 높은 빌딩·절벽 길에서 '덜덜'… VR서 게임하듯 고소공포증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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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집에서 게임을 하듯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다니엘 프리먼 교수 연구진은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 '랜싯 정신의학'에 "가상현실(VR)에서 전문가 도움 없이 환자 스스로 고소공포증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가상현실에서 나무에 있는 고양이를 구하는 모습. /옥스퍼드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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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고소공포증 환자 100명 중 절반은 한 번에 30분씩 2주간 4~6회 VR 치료 프로그램을 받도록 했다. 절반은 같은 기간 이전처럼 일상생활을 했다. 환자들은 VR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 속 10층 높이 빌딩으로 올라가 건물 바깥쪽으로 나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고양이를 구출하거나, 과일을 따는 등의 과제를 수행했다. 평균 4.5회 VR 프로그램을 경험한 환자들은 설문 조사에서 고소공포증이 평균 68% 줄었다고 답했다.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3% 감소에 그쳤다.

고소공포증은 거미나 뱀에 대한 공포감보다 더 흔하다. 2014년 영국 설문조사에서 성인의 58%가 고소공포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먼 교수는 "VR 프로그램 치료 2주 후에도 효과가 지속됐으며 부작용은 없었다"며 "특히 전문가와 대면(對面) 치료를 할 때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고소공포증 치료에 VR 기술이 이용됐지만 항상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전문가 역시 가상현실 속 인물로 대체해 자신의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기 싫어하는 환자들이 혼자서 치료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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