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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F] [사이언스 샷] 중국서 212만년 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석기 발견… 인류의 脫아프리카 시기 27만년 이상 더 앞당겨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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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황투고원 상천의 절벽에서 발견된 석기(石器). 212만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




중국에서 212만년 전 고대 인류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석기(石器)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밖에서 발견된 석기 중 가장 오래된 유물로 밝혀져 고대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시아로 진출한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학원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 주자오유 교수 연구팀은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200㎞ 떨어진 황투(黃土) 고원 상천의 절벽에서 최장 212만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돌조각과 돌망치 등 석기 96점을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7월 12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석기에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한 화산암이 없어 방사성 연대 측정 대신 자기장 분석법을 이용해 석기의 제작 시기를 조사했다. 지구 자기장은 수백만 년에 한 차례씩 배열이 바뀌는데 이때 암석 속 광물이 배열되는 방향도 달라진다. 이를 분석한 결과, 석기들이 최소 126만년 전에서 최장 212만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석기를 만들고 사용한 주인공인 인류의 화석이 발굴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속(屬) 조상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약 280만년 전이다. 이들이 210만년 이전에 유라시아로 가서 중국까지 갔을 수도 있지만 아예 다른 속의 인류가 중국으로 갔을 가능성도 있다. 이전까지 아프리카 밖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은 동유럽 조지아의 드마니시에서 발굴된 185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이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발굴된 호모 에렉투스 화석과 각종 유물의 연대는 170만년 전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종전보다 27만년 이상 오래된 석기를 발견해 인류의 '탈(脫)아프리카'가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일부에서는 인류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미루어 발견된 석기가 돌끼리 부딪쳐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 교수는 "이번에 석기가 발견된 곳과 가까운 산시성 란톈에서 163만년 전 인류의 두개골이 발견됐기 때문에 이번 석기를 만든 고대 인류의 흔적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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