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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살찐 승무원은 박삼구 회장 앞에도 못 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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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제2차 문화제'에서 직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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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된 갑질 내용은 100% 사실이다. 그것보다 더 심한 것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20년 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16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박 회장을 위해 장미꽃과 학 접는 것은 기본”이라며 “더 엽기적인 건 출산 및 육아 휴직 후 복직해 교육을 받던 승무원 중 모유 비누를 만들어 박 회장에게 선물했던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전 송편을 집에서 만들어와 박 회장에게 준 사람도 있고, 구정 전후 한복을 준비해 와서는 세배를 드리는 일들도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A씨는 또 “박 회장이 목요일 아침에 회사에 오면 중간관리자가 살이 찌거나 외모가 흐트러진 승무원들은 회사에 들어가지 말고 바로 퇴근하게 하거나 지하 식당을 통해 들어가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지적하면 중간관리자들이 황당해한다. 박 회장 마음에 안 들 것 같은 사람들은 아예 앞에 못 가게 하는 역할을 중간관리자들이 했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영희 변호사는 “모유라고 하는 것은 아기에게 엄마가 먹이기 위한 것인데 왜 출산휴가를 다녀온 여직원이 박 회장에게 모유 비누를 만들어줘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박 회장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회사에서 했던 일련의 행동 중 강요죄에 해당하는 부분을 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직장 내 성희롱이나 성폭력과 관련된 부분들도 숨어있을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 회장이 방문할 때 불렀다는 노래가 공개되며 여승무원 의전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행사라는 입장이지만 박 회장 ‘기쁨조’ 역할에 동원됐다는 관련 제보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지속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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