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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기자수첩]A제약, 윤리경영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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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국내 대표 제약기업 중 한 곳인 A제약. 최근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수입·판매 독점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당혹스런 경험을 해야 했다.

거래 상대방이 회사를 방문해 지난 10년간 A제약에 대한 부정적 내용의 신문기사 스크랩 뭉치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단순히 경쟁 제약사보다 마진을 낮게 불러 계약을 체결하려던 A제약은 이 자리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사례가 늘면서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쟁하듯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ISO 37001) 인증을 획득하고 공정거래자율준수(CP) 등급을 높게 받기 위해 노력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파트너사의 '윤리경영' 준수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한 건 꽤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적으로 '코드 오브 컨덕트(윤리규정)'를 만들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들은 해당 윤리규정을 상대방 역시 철저히 지키도록 요구한다.

파트너사가 이를 잘 지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년 2~3회씩 불시 점검을 나오기도 한다. 만약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계약을 취소하기도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말 준공한 제3공장 의약품위탁생산(CMO) 수주가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하고, 높은 CP등급을 받았으니 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제약사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조사에 단골 손님으로 적발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윤리경영이 양질의 연구개발(R&D)만큼이나 중요한 시대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민승기 기자 a1382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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