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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녕하세요!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입니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스포츠서울 독자들과 만나게 돼 기쁩니다. 칼럼 이름에 ‘신짜오’가 생소하시죠. 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입니다. 저는 지금 베트남 하노이에 머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칼럼에서는 베트남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축구를 참 좋아합니다. 24시간 축구만 나오는 TV채널도 2개나 있을 정도예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리그는 기본이고, 브라질 리그도 중계방송을 해줍니다. 아마 그 채널들에서 월드컵 중계를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바람 같아서는 한국 경기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축구 열기가 높은 베트남은 월드컵과의 인연이 없습니다. 본선 무대를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나라입니다. 1994미국월드컵부터 지역 예선에 꾸준하게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인지 베트남에서는 아직 월드컵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TV에서 월드컵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월드컵이나 축구와 관련된 광고도 새롭게 등장한 것은 없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월드컵 기간에도 프로축구를 포함한 모든 리그가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 아마 본선에 출전하지 않는 국가들이 대부분 이럴 것 같습니다.
베트남 축구계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베트남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러시아월드컵에 파견하는 인원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축구협회에서 미팅을 진행할 때도 월드컵과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베트남 취재진도 러시아 현장에는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했을 때 월드컵과 관련된 질문은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이나 스즈키컵(동남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죠.
그렇다고 해서 베트남이 월드컵을 머릿속에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미래에 세계 무대에 서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소년 육성입니다. 제가 베트남에 와서 놀랐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호치민에 위치한 유소년 전용 트레이닝 센터입니다. 이 센터는 베트남 거대 기업인 빈그룹이 베트남 축구의 미래를 위해 건립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에서도 이 정도 시설은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시설을 프로선수들이 쓰는 것이 아니라 180명의 유소년 선수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지 관계자들에게 전해듣기로는 축구에 관심이 많은 빈그룹 회장이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훈련센터를 지었다고 합니다. 꿈나무들을 잘 성장시켜서 그 친구들을 통해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꿈을 가꾸고 있는 것이죠.
저도 지금쯤 한국에 있었다면 월드컵과 관련된 행사에도 참석하면서 분위기를 좀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사실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는 체감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얼마전 2002한일월드컵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모임인 ‘팀2002’에서 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자회견과 행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마음은 그곳으로 향했지만 참석을 하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죠.
대표팀의 최종엔트리를 살펴보니 제가 가르친 제자들은 거의 없더라구요. 하하. 대신 저와 끈끈한 인연을 맺은 코칭스태프들은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신태용 감독과 차두리, 김남일 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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