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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풍계리 취재단 "생태계 정상적…완전폐기 여부 확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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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핵실험장 10km 이내에 인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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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3번 갱도 폭파순간 흙과 돌무더기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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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온 우리측 공동취재단은 28일 "(핵실험장) 주변 생태계가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은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가진 간담회에서 "숲이 울창하고 핵실험장 내에 철쭉도 피어있었고 개미와 제비집도 보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생태계상 큰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며 "다만 만탑산 정상부는 색이 녹색이 아니었는데 계절상 정상부까진 봄이 오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해발 2000m 이상 지점은 겨울색 그대로라 의심스러웠지만 핵실험장 주변에 얼음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계절적 요인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만탑산 정상은 해발 2205m이며, 핵실험장 갱도는 해발 1300~1400m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단은 만탑산에 대해 "오대산과 비슷한 형태의 산"이라며 "북측 관계자에게 말했더니 '오대산과는 높이가 다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동취재단은 재덕역에서 핵실험장까지 21km 이동하며 7차례 초소를 통과하는 동안 인민군 병력 외엔 아무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와 주택으로 보이는 건축물들이 있었는데 사람은 없었다"며 창가 커튼이라든지 텃밭 작물 등으로 볼 때 사람이 살았던 주택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갱도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군부대로 추정되는 건물이 있었는데 사람은 없었고 근처에 옥수수를 심어놔 20~30cm 정도 옥수수 싹이 올라와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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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가 갱도 폭파에 앞서 무선 교신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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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은 "조선중앙통신 기자 말로는 8군데에서 다이너마이트가 터졌다고 했다. 안쪽에서부터 300m, 200m, 70m, 50m 지점에 양쪽으로 다이너마이트를 심어서 파괴했다고 했는데 다시 한 번 확인하자 확답을 해주지 않아 취재 메모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공지진의 흔적을 육안으로 목격할 수 없었지만 2차~6차 핵실험이 이뤄진 2번 갱도와 핵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3,4번 갱도 주변 모습은 확연히 구분됐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3,4번 갱도 주변은 자연이 보존됐는데 2번 갱도 주변엔 나무가 없었다"며 "인공지진 때문이라 생각하진 않고 2번 갱도에서는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갱도 폭파 당시 2번 갱도와 3번 갱도에서는 자갈이, 4번 갱도에서는 흙이 흘러나왔다고 이들은 밝혔다. 공동취재단은 "3,4번 갱도는 폭발음을 2~3초 간격으로 2차례 들었다"며 "(북측에서) 처음 브리핑할 때 지도 보면 3번 폭발하게 돼 있는데 앞쪽 폭발음을 2번 들었다"고 말했다.

또 "모든 갱도 폭파시 입구에서 1차 폭발이 일어나고 입구보다 높은 지역에서 2차 폭발이 있었다"며 "갱도가 지하로 파인 것으로 아는데 위쪽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은 북측이 잘 보여주기 위한, 촬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입구쪽 폭발은 크지 않았고 2차 폭발이 돌이 튀어나오거나 나무가 무너지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공동취재단은 "(핵실험장) 완전한 폐기인지 여부는 전문가 참여 없이 기자가 육안으로 본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갱도의 길이는 30m 정도인데 거기서부턴 방향을 틀었는지 빛이 안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 어두워서 확인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북핵 문제 전문가는 "전문가가 현장에 가도 많이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갱도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고 영상으로 본 것이 전부인데 영상만 봐서는 현재로서 말씀을 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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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국제기자단이 4번갱도 앞에서 취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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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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