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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정말 확고한가... 北, 여전히 '군축' 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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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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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 대화의 방향을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우리가 정한 시간표대로 계속 나갈 것이다’ 논평에서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는)핵시험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페(폐)기할것을 결정했다”면서 “우리의 핵시험 중지가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는 것이 결정의 중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북한이 지난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핵무기연구소 명의로 낸 성명과 내용이 일치한다. 당시 핵무기연구소는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 인류의 꿈과 이상이 실현된 자주화된 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세계 평화 애호 인민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두고 ‘핵군축의 과정’으로 표현한 것은 자신들이 핵무력을 완성한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과 진행할 비핵화 대화를 ‘북핵 폐기’가 아닌, ‘핵동결’ 또는 ‘미북 간 동시 핵군축’으로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과거 자신들의 전략대로 50% 정도의 핵군축을 하고 한 단계 나아갈 때마다 보상을 받는 식의 전략을 쓸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도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핵 위협을 감소시키는 핵 군축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신문은 이날 ‘세계제패야망을 실현하려는 제재책동’이라는 정세론 분석 기사에서 최근 미국 정부가 실시하는 대(對) 러시아·중국·이란 통상 제재를 언급하며 “미국은 마치 저들이 없으면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경제적 곤난과 난관에 부닥칠것이라고 생각하고있다.이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비렬한 제재책동에 더욱 집요하게 매여달릴수록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세계여론의 압도적인 평”이라고 덧붙였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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