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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첫발 떼는 비핵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영구적 비핵화’ 첫 조치.. IAEA 사찰시 재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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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례나 핵실험 지반 약해 북한 밝힌 ‘폭발’ 방식 진행
6자 수석대표 모일 가능성 북핵 폐기 세부 로드맵 논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는 첫걸음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핵실험장 완전폐기 여부는 결국 앞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검증에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예정대로 열린다면 주요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이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도 있어 북·미 회담에 맞춰 세부적 북핵폐기 로드맵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로 끝나서는 안 돼"

우리 정부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진정한 비핵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핵실험장 폐기식이 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신중함을 나타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치에 대해 "비핵화와 관련된 첫 번째 조치"라며 "이번 조치가 추후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은 이날 진행된다. 이날은 대체로 맑은 반면 다음 날인 25일 일기예보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쇼로 끝나선 안 된다"면서도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로, 북한 핵무력 연구개발의 핵심지역이다. 핵실험장 폐기는 북한이 밝힌 대로 '폭발'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한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4번 갱도 폭파가 핵심이다. 3·4번 갱도는 갱도 내부로 들어가 암반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뜨리는 '내폭'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은 6차례의 핵실험으로 발생한 고열과 충격 등으로 지반이 약화된 이른바 '산 피로 증후군'(tired mountain syndrome)'을 겪고 있어 원하는 부분만 붕괴시키면서도 외부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폭방식을 이용해야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존 핵실험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1·2번 갱도는 입구를 폭약으로 무너뜨려 봉인하는 수준에서 폐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모두 1~4번 갱도로 구성돼 있으며 1번 갱도는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시 방사능에 오염돼 폐쇄됐다. 이미 1번 갱도는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을 감행한 2번 갱도도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으로 지반이 붕괴되면서 이곳 역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6자회담 수석대표들 싱가포르로 집합할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후 비핵화 절차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북·미 정상회담이 CVID와 체제보장의 일괄타결로 결정된다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 또는 IAEA의 추가의정서(AP)에 가입하는 절차를 밟는다. IAEA의 검증과 사찰은 이란핵협정(JCPOA) 수준인 AP 이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북핵문제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싱가포르에 집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일본 가나스기 겐지 일본 6자회담 수석대표 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싱가포르로 간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싱가포르로 갈 전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질 북핵문제 향방을 가늠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IAEA의 사찰과 검증 방식 등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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