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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IF] [사이언스 샷] 초소형 무선 로봇 곤충, 세계 최초 단독 비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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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초소형 비행 로봇 ‘로보플라이’. 처음으로 전선을 달지 않고 비행했다. /미 워싱턴대




파리만 한 크기의 로봇이 투명 날개를 퍼덕이며 공중으로 떠오른다. 공중에 머문 시간은 몇 초에 지나지 않지만 로봇에게는 거대한 도약의 순간이었다. 세계 최초로 초소형 비행 로봇이 전력을 공급받는 전선을 달지 않고 단독으로 비행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의 소여 풀러 교수 연구진은 2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국제 로봇공학과 자동화 콘퍼런스에서 "레이저의 힘으로 작동하는 초소형 비행 로봇인 '로보플라이(RoboFly)'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로보플라이는 무게가 190밀리그램(㎎)으로 이쑤시개 정도이다. 연구진이 동체 위에 달린 작은 태양전지판에 레이저를 쏘자 전기가 발생했다. 로보플라이는 그 힘으로 날개를 퍼덕여 공중으로 떠올랐다.

과학자들은 정찰이나 환경 감시를 위해 곤충을 모방한 초소형 비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벌이나 파리만 한 크기의 비행 로봇은 적군의 눈에 띄지 않고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벌이 꽃을 찾듯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가스나 오염물질이 새는 것을 포착할 수 있다.

풀러 교수는 지난 2013년 하버드대에서 초소형 비행 로봇인 '로보비(RoboBee)'를 개발했다. 당시 모터 대신 가벼운 압전(壓電) 소자를 넣어 무게를 줄였다. 압전 소자는 전류가 흐르면 모양이 바뀐다. 연구진은 전류를 흘렸다 끊었다 하는 방식으로 로보비의 날개를 초당 120번 퍼덕이게 할 수 있었다. 이는 실제 곤충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전원이었다. 배터리를 달면 무게가 늘어나 공중에 뜰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가는 전선을 달아 전기를 공급했다. 대신 로보비는 전선 길이만큼의 거리까지만 날 수 있었다. 햇빛으로 작동하는 태양전지를 달 수도 있지만 비행에 필요한 정도의 전기를 만들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들을 레이저로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은 로보플라이가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도록 레이저가 전지판을 따라가는 추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레이저 발사용 드론을 공중에 띄우고 임무 중인 초소형 비행 로봇들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물론 태양전지의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 햇빛만으로 비행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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