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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MT리포트]콘텐츠부터 IPTV까지…韓 ICT '꽃놀이패' 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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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편집자주]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의 공습이 시작됐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옥자’에 이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까지 한국 콘텐츠 투자에 전방위적로 나서고 있다. 가입자 확대를 위해 일부 케이블TV에 이어 통신사와도 손을 잡았다. 국내 콘텐츠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쥐고 흔들기 시작한 넷플릭스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짚어봤다.

[넷플릭스 韓 대공습]①IPTV로 넷플릭스 서비스 본다?…韓 방송통신 콘텐츠 생태계 흔들다]

머니투데이

◇韓 IPTV로 넷플릭스 바로 본다?= 유력 협상 대상자로는 LG유플러스가 거론된다. 앞서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월 8만8000원짜리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에게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측은 “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무제한 요금제 프로모션에 관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업계에선 모바일과 IPTV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이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물론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KT 등 다른 통신사들과의 협상 여지도 남기고 있다. 국내 방송통신 업계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에게도 협상 문호를 열어둔 채 최상의 조건을 요구하는 꽃놀이패 전술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내놓은 건 2016년 1월. 존재감은 미약했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아직 20만명 수준에 그친다. 한국어 콘텐츠가 부족하고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비해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 때문이다. 제휴사에 비해 넷플릭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도 한국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딜라이브와 CJ헬로 등 일부 케이블TV 사업자가 콘텐츠 차별화의 일환으로 OTT(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신사들까지 넷플릭스 콘텐츠 수급경쟁에 가세할 경우 넷플릭스 이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통신요금과 결합된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 3사의 치열한 경쟁상황을 이용하면, 넷플릭스는 다른 통신사에도 비슷한 조건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 방송통신 업계의 치열한 콘텐츠 수급경쟁구도를 고려할 경우 넷플릭스가 꽃놀이패를 쥔 형국이다.

◇콘텐츠 투자 늘리는 넷플릭스, 韓 생태계의 약? 독?=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시청자들을 겨냥한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국내 첫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도 전세계 190개국에 서비스한다. 빅뱅 승리가 출연하는 ‘YG전자’와 좀비사극 ‘킹덤’ 등도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을 겨냥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 시장은 물론 넷플릭스가 취약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국내 상주팀까지 발족했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행보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글로벌 기업에 종속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국내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적정한 세금·망 이용대가 없이 수익만 챙겨가는 글로벌 기업들의 무임 승차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유튜브와 함께 글로벌 사업자들이 장악하는 트래픽 비중은 60~70%에 달할 것”이라며 “통신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구축된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돈벌이에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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