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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밀착카메라] 날아드는 골프공·농약…주민-골프장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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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도심 주변에 있는 골프장들이 규모를 확장하는 일이 많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안전 사고나 환경 오염을 걱정합니다. 수시로 날아오는 골프공에 야간 조명으로 인한 고충도 토로합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골프장 바로 옆에 주택가가 있습니다.

수시로 날아오는 골프공 때문에 골프장 측에서 주민에게 보호 모자를 사줄 정도입니다.

[(골프공에) 맞으면 안 되니까. 그러니까 내가 나도 (모자) 하나 사줘라. 그래서 (모자를) 2개 사줬다고.]

실제 날아온 골프공에 다친 사람도 있습니다.

[(작은아들이) 벌초하다가 공에 맞아서. 오랫동안 깁스하고 있었지. 부러졌으니까 얻어맞아가지고 뼈가.]

주민들은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잔디를 가꾸기 위해 사용된 농약에 농산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물건이 들어갔는데 그날 (농약) 검출이 된 거예요. 농약 친 물건을 가지고 시장으로 들어가면 입고도 안 되고 벌금도 나오고.]

골프장과 접한 밭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했습니다.

골프장의 7, 8, 9홀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쓴 농약이 흘러내려 농산물의 판로가 막힌 농민들이 대부분의 밭을 비닐하우스로 바꿨습니다.

야간 조명도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모든 성장물이 열매 안 맺죠. 빛은 쐬면. 자야지 성장물도. 나방이고 뭐고 다 모인다고. 그 당시에 막 빛 따라 날아온다고.]

골프장이 마을 바로 앞까지 확장할 계획을 내놓자, 집집마다 이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이옥순/마을 주민 : 여기가 우리 집이니까 여기까지 (골프장이) 들어온다는…(관계자가) 와서는 재기는 저기까지 재고 갔어요. 그전에.]

경기 서북권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고양 정수장과 가까운 사실이 알려지며 마을 외지 사람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장윤정/경기 고양시 풍동 : 고양 시민 전체가 먹는 물인데 설마 이게 통과가 되겠어 약간 믿은 구석도 있었어요.]

제 뒤에 보이는 산을 밀어내고 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곳 정수장까지 가장 가까운 곳의 직선거리는 294m밖에 되지 않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농약이 이곳 정수장까지 날아올까봐 주민들이 걱정하는 겁니다.

골프장 측은 지금은 예전 수준으로 농약을 뿌리지않고 사업 인가에 적법한 절차를 거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물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와 골프장이 있는 경기의 한 마을입니다.

지금 운영하는 골프장은 9홀 골프장입니다.

이를 18홀 골프장으로 확장을 하기 위해서 산 뒤쪽 전체를 확장 공사 중입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확장이 안 된 지금도 피해가 크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 관계자: (차가) 1주일에 2개 3개? (파손됐죠.) 유리에 맞으면 유리 깨지고, 보닛은 찌그러지는 정도… ]

골프장이 확장되면 사고도 더 잦아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밑에 층들은 이제 들어가니까 문 닫으라고 창문 같은 거 닫으라고 (방송해요). 방송을 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못 들었는데 약을 치더라고요.]

실제 일부 골프장들은 안전 펜스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주민들은 물론 인근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골프장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부터 약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정/환경운동연합 : 맹독성 농약을 쓸 경우가 벌금이 천만원 이하예요. (규정상) 병충해가 너무나 심해서 친환경 농약으로 안 될 때는 농약을 쓸 수도 있다.]

스크린 골프 인구가 늘면서 골프는 점점 대중적인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람과 이를 관리 감독하는 사람들이 좀 더 깊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인턴기자 :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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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왔습니다 : 본 기사 전반부에 언급된 경기 고양시의 A골프장측은 주택가에 골프공이 넘어가 피해를 본 것으로 묘사 된 부분에 대해 "최근 민가에서의 골프공 낙하 피해가 확인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골프장 예정부지와 정수장 침사지 사이에는 외곽순환도로를 포함해 500m가 떨어져 있으며, 골프장 확장 이후엔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골프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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