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개시 통화에서 북측 연락관이 ‘지시받은 것이 없다’며 우리 기자단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다. 오늘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와 관련한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렸지만 정작 명단 접수는 거부한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을 진행한다며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에 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기자단은 핵실험장 폐기식 취재를 위해 이날 오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원산행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오전 9시 떠났다.풍계리 취재 참석 언론사는 미국 매체인 AP, CNN·CBS방송, 인터넷 매체인 Vice와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뉴스, 영상 전문 매체인 aptn, 러시아 타스 통신과 방송사인 러시아 투데이, 중국 신화통신, 중앙(CC)TV 등이다.
이날 베이징 공항에는 외신기자단 배웅을 위해 북한 노동신문 베이징 특파원도 나왔다.
베이징 특파원인 원종혁 노동신문 기자는 한국 취재진이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남측 기자들이 참가해주면 나도 얼마나 좋겠냐"며 "나도 같은 기자로서 (안타깝다), 나도 신문사 기자다"고 했다.
우리 측 기자단이 제외됐지만 외신기자단이 원산으로 향한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 폐기식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을 취재할 외국 기자단 수송을 위해 원산과 길주를 잇는 철로를 보수하고 열차 시험운행을 하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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