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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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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시설물 철거 확인”…미, 환영 속 ‘검증’ 강조

북, 폐기 행사에 남측 기자 8명 초대…생중계는 불허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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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공개적으로 폐기하기로 예고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이달 초부터 폐기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핵실험장 폐기를 환영하면서도 전문가들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7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은 이미 폐기 절차에 착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핵실험장의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주변에 있던 이동식 건물들이 철거됐다. 또 갱도 입구에서 갱도 밖 야적장으로 이어진 광차 이동용 일부 레일이 제거됐고, 갱도 주변에 있던 광차들도 쓰러져 있거나 곳곳에 흩어져 있다. 북쪽 갱도 입구 쪽에 있던 간이 건물도 사라졌다. 이에 대해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38노스는 특히 북쪽 갱도 앞에 사각형 모양의 기초 공사 흔적이 관찰된다며 향후 입구 폐쇄 공사를 촬영할 카메라를 설치할 자리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지휘센터와 행정지원 구역에 있는 핵심시설 건물은 여전히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주요 갱도 입구도 봉쇄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지난 12일 예고한 폐기 방식과 관련된다고 38노스는 진단했다. 북한 외무성은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한 다음 지상에 있는 모든 관측설비와 연구소, 경비구분대의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순차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주요 외국 언론이 지켜보는 앞에서 갱도와 건물을 폭파 및 철거하기 위해 이들을 남겨뒀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를 환영하면서도 사찰과 완전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니타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 방송에서 “사찰할 수 있고 완전히 확인할 수 있는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폐쇄 조치는 북한 비핵화의 핵심 단계다. 우리는 추가적 세부사항을 알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오는 23~25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한국과 미국·중국·러시아 등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핵 관련 전문가들은 초청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3일 “현장 검증을 요청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초청이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논평할 것이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15일 오전 북측이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 1개 통신사와 방송사의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는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판문점을 통해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초청받은 기자들은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사증을 받고, 22일 베이징에서 전용 비행기로 다른 외국 기자단과 함께 원산 갈마 비행장에 도착할 것이며, 원산에서 숙소 및 기자센터를 이용한다”고 전해왔다. 기자단은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열차로 이동하고, 현지 취재·촬영 후 원산으로 돌아와 기자센터에서 기사와 영상 등을 송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중계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자단은 26일이나 27일 갈마 비행장에서 전용기로 귀환하게 된다. 북측은 초청된 기자들의 여비와 체류비, 통신비 등 모든 비용은 자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교부 출입기자 등을 중심으로 공동취재단을 꾸리기로 하고 해당 출입기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김재중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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