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형(41·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지난 23일 '제1회 라이나50+ 어워즈' 대상과 상금 2억원을 받았다. 라이나생명은 50대 이상 세대가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한 인물과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교수는 '뇌 회로도'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라이나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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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엔지니어이다.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뇌 연구로 진로를 바꿨다. "스마트폰으로 손가락 끝에 전 세계 정보를 달고 다니는데 뇌졸중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재활 훈련밖에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습니다."
이 교수는 먼저 빛을 받으면 작동하도록 신경세포를 변형시켰다. 이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전체를 촬영해 어느 곳에 혈액이 모이는지 알아냈다. 한 신경세포가 작동하면 뇌 전체에서 어떤 회로가 만들어지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운동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두 회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세인 몸 떨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길을 연 것이다.
뇌전증(간질) 치료에서도 효과를 봤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고 전류를 흘려 발작을 막는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들쭉날쭉했다. 이 교수는 2015년 전류의 주파수에 따라 쥐가 의식을 찾기도 잃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 회로가 주파수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었다. 이 교수는 "환자의 뇌 회로에 맞춰 전류 자극을 했더니 치료 효과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며 "올해는 좀 더 많은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상금은 한국 환자를 돕는 연구에 유용하게 쓰겠다"며 "뇌질환을 전자회로 고치듯이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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