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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핵심기술 반드시 손에 쥐어야한다"는 中...삼성기술 공개한다는 고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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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연일 핵심기술 자력갱생 강조...산샤댐 시찰서 자력갱생⋅자주혁신 제고 강조

조선일보

중국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산샤댐을 시찰하면서 핵심기술 자력갱생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신화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에 있는 산샤(三峡)댐을 시찰하면서 “자력갱생을 하고 자주혁신 능력을 키우도록 압력을 받아야 한다”며 “대국의 국보는 반드시 자기손에 쥐고 있어야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를 확보한 핵심기술이 자랑스럽다고 평가한 대목에서 나왔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 20,2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인터넷안전 정보화업무 회의를 주재하면서 “핵심기술이 국보”라며 “IT(정보기술) 핵심기술 돌파를 가속화해야한다”고 지시하고, 23일 정치국 회의를 이끌면서 “핵심기술 연구를 강화해 신산업 신모델 신업태 발전을 적극 지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연일 핵심기술 확보를 강조하고 나선 건 미국이 지난 16일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를 상대로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금지령을 내린 게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중국이 취약한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는 것으로 중국의 첨단기술 약진을 견제하는 미국의 행보에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ZTE 제재 이틀 후인 18일 중국 관영 CCTV가 “핵심기술은 동냥을 해서 구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자력갱생만이 있을 뿐이다” “핵심기술을 외국에 심하게 의존하면 공급사슬의 운명을 다른 사람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등 시 주석의 과거 기술 혁신 발언을 집중 조명했다. 이후 시 주석 스스로 주요 회의와 산업 시찰을 통해 기술 혁신을 다시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은 24일 산샤댐 앞에서 스스로의 노력을 유독히 강조했다. 국가가 강해지고, 민족이 부흥하려면 반드시 스스로 연마하고 나태하지 않는 분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샤댐을 건설할 당시 만일 남들이 주는 것에, 해외로부터의 이전에만 의지했다면 우리가 어떻게 오늘날의 능력을 갖게 됐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산샤댐이라는 성취를 얻었을 뿐 아니라 일련의 인재를 양성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함께 노력해 위 아래가 한마음으로 13억 중국인이 합심을 해서 중국몽(夢)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핵심기술 자력갱생 호소에 중국의 간판기업인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맞장구를 치는 모양새다. 22일 중국 남부 푸저우(福州)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중국 건설 포럼에 참석한 마 회장은 “핵심기술 장악은 대기업이 양보해서는 안되는 책임”이라며 “핵심기술이 없는 건 남의 집터에 집을 짓거나 남의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23일 텐진(天津)에서 열린 중국기업가포럼 행사에서는 “전체 판세를 읽고, 글로벌 시각을 갖고, 미래를 바라봐야한다”는 기업인이 갖춰야할 3가지 관(觀)을 강조하면서 먼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항심(恒心)이 없다면 진정한 핵심기술을 얻을 수 없고 멀리 갈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체가 핵심기술이라며 중시하는 반도체사업 전략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장젠펑(張建鋒)알리바바 최고기술담당임원(CTO)은 4년전 시작한 반도체 사업의 일환으로 6개 반도체 회사에 투자했고, 지금보다 가성비가 40배 뛰어난 인공지능(AI)칩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CCTV 경제채널 2는 24일 저녁 반도체 산업을 다룬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때 반도체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도 힘든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됐다고 평가했다. 정부 도움을 통해 성장해온 보잉과 에어버스를 사례로 들며 정부 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에 민관이 올인하는 중국에 한국의 고용노동부는 삼성의 노하우를 공개해도 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 등 4개 공장의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제3자에게도 공개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지난 17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 등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이긴 하지만 고용부에게 “국보는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시진핑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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