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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용산국제업무지구, 한강 볼수 있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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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그레이드 서울, 구청장이 뛴다 / ⑧ 성장현 용산구청장 ◆

매일경제

서울 용산구는 2009년만 해도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극심한 지역이었다. 사상자 30명이 발생한 용산4구역 사태가 대표적이다. 영세 임차인이 많고 철거에 거세게 반발해서 개발이 쉽지 않았다. 용산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보다 개발이 정체됐던 이유다.

하지만 요즘은 용산에서 이 같은 충돌 사태가 좀처럼 관측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2010년부터 용산구 구정을 이끌고 있는 성장현 구청장(64·사진)의 리더십에서 이유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성 구청장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원만한 갈등 조정 능력이 꼽힌다. 꼬여 있는 개발 현장에 직접 방문해 양측 입장을 듣고 해결점을 찾아낸다. 일선 공무원들도 성 구청장의 행정철학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편이다. 정비계획안 제출을 준비하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의 민원인들이 구청을 찾아오기도 전에 먼저 다가가 컨설팅해줄 정도다.

용산역 앞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던 포장마차 사태를 해결한 것이 갈등을 해소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용산 2·3구역에 래미안용산더센트럴과 용산푸르지오써밋을 짓기 전 포장마차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잔디광장을 점거하자 용산구청이 직접 나서서 변호사 공증 등을 통해 해결했다.

과거 같으면 유혈 충돌도 발생할 수 있었던 사안이지만 포장마차들은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났다. 그렇다고 구민이 낸 세금으로 막대한 보상을 해준 것도 아니었다. 용산 전자상가에 있던 불법 노점상 50여 개도 같은 방식으로 해결했다.

성 구청장이 기존 구도심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미래를 위한 개발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과거의 보존이다. 용산구에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역사적 가치가 큰 유적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만초천 복원이 대표적이다. 2030 서울생활권계획에도 포함돼 있는 만초천 복원은 용산국가공원의 생태공원 조성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만초천은 서대문구 현저동 무악재에서 발원해 서대문사거리·서울역·청파로·원효로를 따라 원효대교 지점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줄기를 말한다. 1967년 콘크리트로 덮여 지금은 겉에서 물줄기를 볼 수 없다.

만초천은 조선 말 천주교 박해 때 희생된 사람들의 피가 흘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만초천 인근에는 당고개·새남터 등 로마 교황청에서 성지로 지정한 곳이 적지 않다. 오는 10월 로마 교황청은 만초천 주변을 '2018년 교황청 공식 순례길'로 지정할 예정이어서 다음달 이 지역에서는 순례객들을 맞기 위한 토목공사가 시작한다. 성 구청장은 "만초천을 복원할 경우 전 세계에서 수많은 천주교 신자가 성지순례를 하러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관광도시 잠재력이 큰 지역이다. 용산구에는 106개의 대사관과 관저가 있고, 이태원 관광특구에는 매년 30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한다. 외국인들이 서울 관광을 올 때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국가공원 내에 있다. 성 구청장은 "남산에서 한강으로 걸어 내려오면서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 내 핵심 업무단지로 조성될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전 장치도 계속 마련하고 있다. 최근 한강로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조망할 수 있도록 용산 정비창 전면 1구역 내에 시각통로(visual corridor)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소유주들이 심각한 재산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원안대로 통과돼 5일 확정고시됐다.

한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조망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10년 전 서부이촌동을 포함해 추진되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부이촌동이 분리되면서 한강과 맞닿는 접점이 사라졌다.

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 사이에는 서울시와 용산구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중산시범과 이촌시범 특별계획구역이 자리하고 있다. 성 구청장은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을 설득해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한강이 조망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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