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서성일 교수
수술에서 로봇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거의 모든 암 수술에 로봇이 도입되는 추세다. 특히 괄목할 만한 의학적 진보가 이뤄진 것은 신장암 수술이다. 초기 신장암 수술에서 표준으로 통하는 ‘신장 부분절제술’의 경우 국내 로봇수술 비율(36%·2016년 기준)이 이미 복강경수술(27%)을 넘어섰다. 국내 최초로 로봇 신장 부분절제술 600건을 집도한 삼성서울병원 서성일 교수를 만나 로봇수술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Q : 최근 로봇수술 비중이 커졌는데.
A : “수술이 힘든 위치의 (신장) 종양도 로봇으로는 가능하다. 부분절제술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찌 보면 부분절제술이 현재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이유다.”
Q : 부분절제술이 중요한 이유는.
A : “원래 신장암에 걸리면 암이 생긴 쪽 신장 전체를 떼는 게 원칙이었다. 근데 신장 하나만 남은 사람이 신장암에 걸리면 뗄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종양만 떼는 부분절제술이 1990년대부터 도입됐다. 게다가 신장은 간과 달리 떼낸 후 기능과 크기가 회복되지 않는다.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 기능의 60% 이하면 만성 신장 질환 범주에 들어가는데, 신장 한 개를 떼면 여기에 해당할 위험이 커진다. 건강한 사람은 괜찮지만 만성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안 좋은 사람은 그 자체로 부담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적게 떼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Q : 재발률에 차이는 없나.
A :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 간 재발률·전이율의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90년대에 나왔다.”
Q : 부분절제술이 한때 주춤했는데.
A : “복강경수술을 선보인 이후다. 복강경수술은 흉터가 작아 각광받았지만 부분절제술을 하긴 어렵다. 수술 각도가 잘 나오지 않는 데다 수술 중 혈류 차단 가능 시간을 늘려주는 저온허혈법(개복 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혈류 차단 시간이 늘어날수록 남은 신장 기능은 줄어들기 때문에 보통 20~25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로봇은 허혈 시간을 복강경보다 10분 정도 단축했다. 결국 로봇은 최소침습과 부분절제술의 수월함을 모두 취한 수술인 셈이다.”
Q : 부분절제술이 가능한 환자는.
A : “신장암 크기가 4㎝ 이하인 경우 부분절제술이 표준이다. 5~6㎝인 종양도 종양 위치에 따라 부분절제술이 가능하다. 요즘은 주로 건강검진에서 발견돼 4㎝ 이하인 경우가 많다. 7㎝보다 큰 경우엔 암이 주위 지방 조직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크고 부분절제를 해도 실제 남아 있는 신장 기능이 얼마 안 돼 실효성이 떨어진다.”
Q : 로봇수술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A : “복강경수술과 비교하면 환자 부담이 네 배 정도 차이 난다. 로봇수술의 장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수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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