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하루 세끼 제때 먹고 고기 단백질 채우니 콜레스테롤·체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끼니 거르고 단백질 부족 땐

과식·폭식 유발할 위험 커

조식 포함 자주 먹는 게 좋아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건강에 도움되는 올바른 식사법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살을 빼려면 고기를 피하고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전문가들은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먹고 고기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끼니를 거르고 단백질이 부족하면 체내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과식·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 외려 살이 찐다. 건강의 주춧돌이 되는 올바른 식습관을 알아본다.

김모(여·67·서울 종로구)씨는 키 1m58㎝, 체중 68㎏(BMI 27.2)으로 비만(BMI 25 이상)이다. 총 콜레스테롤은 330㎎/dL(정상 200㎎/dL 이하)로 높다. 김씨는 “밥을 반 그릇만 먹고 고기는 잘 안 먹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침을 잘 안 먹는다. 떡·고구마 등 간식으로 대신한다. 고기는 살이 찔까 봐 피한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엔 과일을 종류별로 3~4가지 먹고 땅콩·호두 같은 견과류를 한줌 이상 먹는다. 의사는 김씨에게 저녁 후식을 먹지 않게 하고 아침에 밥·반찬을 챙겨 먹도록 했다. 주 3회 이상 살코기를 섭취하고 식사 사이에 우유 한 잔이나 바나나 한 개 또는 견과류 한줌 정도의 양만 먹도록 했다. 6개월 뒤 검사에서 김씨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220㎎/dL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콜레스테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복 길수록 콜레스테롤 생성 증가
주식을 잘 안 먹고 과일·고구마·빵 같은 간식을 자주 먹는 사람이 콜레스테롤이 높다. 또 식사 양·횟수가 일정치 않아 한번에 몰아 먹거나 많이 먹었다 적게 먹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콜레스테롤이 높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건 식사 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이런 식사 습관을 가지면 공복이 길어지거나 한 끼를 적게 먹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면 우리 몸은 제때 음식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체지방을 늘리는 쪽으로 대사 작용이 변한다. 대사 작용은 몸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소모하는 과정이다. 박 교수는 “신체는 필요한 만큼 영양과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으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체내에서 당 흡수를 늘리고, 쓰고 남은 당을 재료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대부분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침밥을 안 먹으면 대사 작용에 문제가 생겨 콜레스테롤·혈압·혈당이 나빠진다.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19~64세 성인 7769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10% 이하를 먹는 사람은 30% 이상 먹는 사람에 비해 복부비만이 생길 위험이 9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지질혈증 발생 위험은 84%, 당뇨 발생 위험은 57% 높았다.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박민선 교수가 19세 이상 성인 4265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했더니 하루 섭취 열량이 동일할 때 섭취 횟수가 적을수록 혈압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식·식사를 포함해 하루에 2회 이하로 먹는 사람의 혈압은 평균 121/78㎜Hg였다. 5회 이상 먹는 사람은 118/77㎜Hg였다. 이 연구는 유럽임상영양학저널(2014)에 실렸다. 박 교수는 “식사 한 끼를 굶으면 콜레스테롤이 30㎎/dL 높아진다”며 “아침밥을 안 먹던 사람에게 아침을 먹이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만큼 떨어진다”고 말했다.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 건강한 식습관과 관련한 대표적인 오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고기가 심혈관·동맥경화 질환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편견”이라며 “갈비·삼겹살에는 포화지방이 많지만 안심, 다리 살 같은 부위는 다른 식품·고기보다 포화지방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기는 적절히 섭취하면 다이어트에 유용한 식품 중 하나”라며 “주성분이 단백질이므로 포만감을 주고 아미노산·비타민B군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고기 안 먹으면 탄수화물 과잉 초래
고기를 먹지 않으면 탄수화물 과잉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포만감이 부족해 밥 양을 늘리고 빵·면 같은 간식을 자주 먹게 돼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포도당으로 변환된 후 근육·혈액 속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체내에 필요한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쓰고 남은 글리코겐은 피하·내장 지방으로 축적된다. 강재헌 교수는 “기름진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도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건 간에서 체내에 남아도는 탄수화물을 콜레스테롤로 전환한 탓”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조건 식사 횟수와 고기 섭취를 줄이는 식사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밥 위주의 식사는 대충 먹고 간식으로 떡·과일·빵·고구마 같은 탄수화물 식품만 많이 먹는 게 뱃살·콜레스테롤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체중을 감량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는 올바른 식습관은 이렇다. 식사 횟수와 음식의 가짓수는 줄이지 말고 양을 줄이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하루 세끼 주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매 끼니 사이 간식을 조금씩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주식은 단백질 식품과 채소 반찬을 함께 먹는다. 간식은 우유나 과일 등을 먹되 한 번에 100㎉ 정도로 많지 않아야 한다. 식사 횟수를 일정하게 하는 첫 단추는 아침 식사다. 아침 식사는 습관이라서 먹는 버릇을 들이면 몸이 규칙적인 영양 공급에 익숙해진다. 조금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면 몸이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돼 아침 먹기가 조금 편해진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콜레스테롤 낮추고 뱃살 빼는 식사법
매 끼니 적어도 3분의 2그릇 이상
체중 감량을 위해 흔히 범하는 오류는 아침부터 적게 먹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을 적게 먹거나 걸러서 열량이 모자라면 몸은 지방을 더 축적하려 한다. 끼니 때마다 장기가 활동할 만큼은 먹어야 몸도 편안하게 지방을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뇌·장기는 어느 정도 포만감을 느껴야 ‘이제 일할 때’라고 인지한다. 끼니마다 적어도 3분의 2그릇 이상 먹는 게 좋다.

몸 쓰기 또는 머리 쓰기 등 활동을 주로 하는 아침·점심 식사는 가급적 제대로 하고 저녁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엔 곡물·단백질 간식엔 견과류·바나나
끼니마다 포만감을 주는 곡물과 단백질 식품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계란·연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밥이나 빵과 함께 먹는다. 끼니 사이에는 빵·떡 대신 바나나·사과와 같이 100㎉ 정도에 해당하는 딱딱한 과일류가 적절하다. 우유 1잔, 견과류 한줌도 좋다. 몸에 좋은 견과류라도 칼로리가 높으므로 한줌 이상 먹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제 시간에 먹기
몸 쓰기를 주로 하는 직업, 운동을 많이 하는 남성, 끊임없이 집안일을 하는 여성은 배고픔을 자주 느낀다. 반면 하루 종일 앉아 머리만 쓰는 사무직 성인은 지방 소모가 적어 배가 고프기보다 머리가 띵한 감각을 느낄 때가 더 많다. 배고프지 않아도 일정 시간에 식사를 하고 힘의 여유를 지니고 있어야 몸이 지방을 좀 더 편하게 배출한다.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