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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빙속 모태범, 스케이트 벗고 사이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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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올림픽 빙속 金

연맹에 은퇴 의사 밝혀… 사이클로 제2 선수 인생

은퇴 소감 묻자 카톡으로 '흐흐흐!! 돌격 앞으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9)이 빙판을 떠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21일 "모태범이 선수 생활을 마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태릉선수촌에서 그의 은퇴식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소속팀이었던 대한항공 관계자는 "모태범의 평창올림픽 성적과 상관없이 후원을 계속할 계획이었지만, 그가 '스케이팅을 그만두고자 한다'고 밝혀 계약을 끝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모태범이 지난해 6월 새로 산 자전거를 앞에 두고 환하게 웃는 모습. /모태범 인스타그램


모태범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에 앞서 김윤만(45)이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은메달, 이강석(33)이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딴 적이 있었으나 금메달은 모태범이 최초였다. 자동차와 모터바이크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겐 '모터범(모터를 단 모태범)'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모태범이 금메달을 딴 데 이어 그의 한국체대 동기생인 이상화(29)가 여자 500m, 이승훈(30)이 남자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세 선수는 '밴쿠버 삼총사'로 불렸다. 이상화와 이승훈은 2014 소치·2018 평창 대회에서 계속 시상대에 올랐다. 반면 모태범은 밴쿠버 대회 이후 올림픽 메달을 걸지 못했다. 평창을 앞두고 모태범은 "(이상화와 이승훈이) 부럽긴 하지만 질투가 나진 않는다. 나는 내가 할 일에만 충실할 뿐"이라고 했다.

모태범은 지난달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92개국에서 온 선수 2920명을 대표해 페어플레이 선서를 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첫 출전 종목인 남자 500m에서 16위에 머물렀다. 후배 차민규(25)가 은메달을 땄다. 남자 1000m는 훈련 도중 허리를 다친 탓에 출전권을 차민규(12위)에게 넘겨주며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 1000m는 김태윤(24)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스케이트를 벗는 모태범은 사이클로 제2의 선수 인생을 이어 갈 계획이다. 빙상계 관계자는 "모태범이 비시즌엔 훈련의 일환으로 사이클 대회에 참가하곤 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사이클로 전향해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 출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사이클은 강력한 하체 근력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선 스피드스케이팅과 사이클을 겸업하는 선수도 많다. 캐나다의 클라라 휴즈(46)는 1996·2000·2012년 하계올림픽에선 사이클, 2002·2006·2010년 동계올림픽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나섰다.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시즌 중에도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 사이클 솜씨가 프로 수준이다.

은퇴와 관련한 질문에 모태범은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를 통해 "흐흐흐 저의 심정은!!! '돌격 앞으로'랍니다"라고 답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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