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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미투 비하·성추행' 논란 하일지, 사직서 제출…"강단 떠나지만 사과할 뜻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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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하일지 동덕여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미투' 운동 비하 발언 논란과 학부생 성추행 의혹 등에 휩싸인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교수가 19일 교수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학생들에게는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저는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것"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3월14일 제가 강의하는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의의 몇토막이 악의적으로 유출되어 언론에 배포되었고 언론은 그것을 받아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다.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티비 패널들이 둘러앉아 제 강의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말들을 쏟아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타협을 권하기도 했지만 제가 지켜야 하는 것은 제 소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하 교수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과 미투 폄하 발언에 대해서는 일절 사과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사과하거나 수업 중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그렇다"고 답한 뒤 "(학생들이)부끄러운 것을 감추기 위해 내 사과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것은 정직하지 못하고 비지성적인 일"라고 말했다.

제자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그 학생은 저와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 학생은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따라가면 안되겠냐고 했다. 저는 안된다고 했다”며 “결국 폭로자의 팩트가 사실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그것이 고백자의 진실한 감정인가, 고백자의 의도는 무엇인가 하는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날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이 내 양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한 발언이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이 아닌데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억울하고 힘들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자신을 "미투의 피해자"라고 거론했지만 이내 "말을 아끼겠다"고 밝혔다.

앞서 동덕여대 재학생 A 씨는 2016년 2월 하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지난 15일 SNS를 통해 폭로했고 이에 대해 동덕여대 재학생 등은 하일지 교수의 사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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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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