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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정현, 제5의 메이저 대회 승승장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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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왕자' 정현(22·한국체대)이 올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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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8강행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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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535달러)에서 8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 세계 34위 파블로 쿠에바스(32·우루과이)에 세트스코어 2-0(6-1 6-3)로 완승했다.

정현은 경기 후 "정말 힘든 경기였다. 왜냐하면 1세트를 6-1로 따고, 2세트에서도 5-0으로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쿠에바스가 분위기를 타면서 막판에 다소 힘들었다. 2세트를 6-3으로 이긴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이로써 정현은 호주오픈 4강을 포함해 올해 출전한 5개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하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ASB 클래식 8강을 시작으로 호주오픈 4강, 델레이비치 오픈 8강, 멕시코오픈 8강,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8강에 오르면 파죽지세다.

정현의 올해 돌풍은 예견돼 있었다. 지난해 프랑스 오픈 3회전(32강) 진출로 메이저 대회 역대 개인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11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42·은퇴)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태국 동계훈련도 잘 해내 충분한 체력을 비축했다. 특히 외국인 코치 네빌 고드윈(남아공)과 함께 하면서 서브, 스트로크 등 세세한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됐다. 고드윈 코치는 지난해 US오픈 준우승자 케빈 앤더슨(남아공)의 코치를 지냈으며 지난 시즌 ATP 투어 올해의 코치에 선정된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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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16강전에서 공격에 성공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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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99도에서 마지막 1도를 올려 100도를 채워 끓기 시작했다. 이형택을 키운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선수들의 기량은 한 계단씩 오르는 게 아니라 큰 대회에서 특별한 계기를 통해 갑자기 달라진다는 것을 이형택을 통해 경험했다.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특별한 계기가 찾아오는데, 그것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그 기회를 잡았다. 잃을 것이 없던 정현은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에게 기죽지 않았다. 스트로크 랠리에서 밀리지 않았다. 그 경기가 터닝포인트였다"고 분석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선 2회전이 터닝포인트였다. 23번 시드를 배정받고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정현은 2회전에선 세계 91위 두산 라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서브가 잘 들어가지 않으면서 1세트를 내주는 등 고전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2,3세트를 내리 이기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스스로 "버티는 힘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위기를 차분히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후 3,4회전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정현이 8강전 상대는 대회 톱 시드이자 세계 1위인 로저 페더러(37·스위스)다. 페더러는 16강전에서 세계 100위 제러미 샤르디(프랑스)를 2-0으로 이겼다. 정현과 페더러의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11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앞 경기가 끝나는 시간에 따라 늦어질 수 있다. 스카이스포츠가 생중계한다.

올해 호주오픈 4강에서 페더러와 처음 상대한 정현은 발바닥 부상 때문에 2세트 도중 기권한 바 있다. 정현이 약 2개월 만에 페더러를 만난다면 확실히 다른 승부가 될 것이다. 정현은 호주오픈 4강에서 기권하면서 "안 좋은 몸 상태로 계속 뛰어 팬들에게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게 더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호주오픈때처럼 체력에 과부하가 걸려있지 않다. BNP파리바오픈은 호주오픈처럼 5세트가 아닌 3세트 경기다. 정현은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하면서 3경기만 치렀다. 복식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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