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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큐레이터로 참여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 신간 내고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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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서 다양한 북 미술 선보일 것”



경향신문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사진)는 2010년 하반기 워싱턴에서 북한의 ‘조선화’를 접했다. 어린 시절 반공 교육을 받은 남한 출신의 문 교수는 흠칫 물러날 듯한 두려움을 안고 이 그림을 처음 들여다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동양화도 이토록 시적이고 낭만적으로 묘사할 수 없다.” 조선화와 북한 미술을 더 알아보고 싶었다. ‘한국화를 일컫는 북한말’이란 ‘조선화’의 국어사전 정의에 만족할 수 없었다. 2010년 9월7일 처음 평양을 방문한 그는 6년간 총 8차례 북한을 찾았다. 조선미술관, 만수대창작소, 평양미술대학 등지를 다녔다.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는 6년간의 북한 미술 연구와 현장 방문에 관한 이야기다.

문 교수는 13일 서울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출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유럽이나 남한에서는 북한 미술이 다 똑같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실제로 가서 많은 충실한 작품을 본 결과 꼭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연구했고 책을 냈다”고 말했다.

고 천경자 화백의 사위이자 자신도 화가인 문 교수는 9월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에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라는 제목의 북한미술전 큐레이터로 참여한다. 북한 미술이 체제 선전 위주의 ‘사회주의 사실주의 미술’이라는 통념에 반기를 드는 기획이다.

인민화, 주제화, 산수화, 선비화 등 북한 미술의 다양성을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이겠다고 했다. 그는 “봉건적 잔재로 인식되는 선비화가 북한에 살아남은 것을 발견했다”고도 한다.

“광주비엔날레에선 북한에서 진짜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 미술, 즉 이념이 들어간 주제화를 중심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총 25점의 전시 작품 중엔 여러 작가들이 호흡을 맞춰 제작하는 북한 대형 집체화 4~5점도 포함된다. 집체화는 북한 지도자의 서거나 국가 기념의 토목 공사 등을 묘사한다. 문 교수는 “한국에선 집체화를 처음 전시하는 획기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환경이나 한국의 잠재력을 볼 때 이념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문 교수 기획 의도 그대로의 북한 미술을 광주비엔날레에서 볼지는 미지수다. 문 교수는 “통일부가 작품 운송 승인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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