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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대기업 장터 깔고, 중기는 대박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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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온라인서 ‘상생 플랫폼’ 눈길

판로 개척 힘든 40개 중소업체

롯데, 인도네시아 판촉전 데려가

10개 업체는 가져간 물량 완판

카카오, 카톡에 샘플 올려 주문받고

생산비 미리 줘 업체 부담 덜어줘

중앙일보

이달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롯데마트에서 열린 한국 제품 판촉전. [사진 롯데마트]


“한국에서 가져간 제품을 모두 판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 바이어로부터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자는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1층에서 열린 ‘한국제품 판촉전’에 참가한 황혜실 서광알미늄 대표는 가장 큰 문제였던 판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상생 플랫폼’이 최근 확산하고 있다. 일회용 알루미늄 식품 용기 제작업체인 서광알미늄은 지난해 10월 롯데유통BU(사업부문)와 창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글로벌 청년창업&스타트업 대전’을 통해 기회를 얻은 경우다. 롯데는 행사를 통해 발탁한 400개 신생·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롯데의 전문 MD(상품기획자)가 유통 노하우를 전수하고 국내외 롯데 유통채널을 안내하며 법규 교육까지 하는 등의 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롯데 현지 매장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 판촉전에는 40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롯데와 창업진흥원이 통관비, 상품운반비 등을 전액 지원했다.

롯데마트 김종우 책임은 “10개 업체가 준비해간 물량을 모두 팔았고, 현지 업체와의 추가 계약까지 고려하면 3억원가량의 성과를 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달 말 베트남에서도 판촉전을 개최할 계획이고 다음 달에는 인도네시아에서 2차 판촉전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제품 아이디어와 품질은 뛰어나지만, 판로가 없어 고전하는 신생·중소기업에 롯데의 다양한 유통채널을 판로로 제공하고 있다”며 “롯데 입장에서는 새 업체의 뛰어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전체 매장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생·중소기업의 제품을 선주문 후제작 방식을 통해 판매하는 카카오메이커스의 서비스. 대표적인 ‘상생 플랫폼’으로 꼽힌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의 1호 소셜임팩트(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도 올리는 것) 프로젝트이자 상생 플랫폼인카카오메이커스는 최근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 플랫폼은 제조회사가 카카오톡을 통해 샘플을 보여주고 이용자들의 주문을 받은 후 미리 정한 최소 수량 이상으로 주문이 들어올 경우에만 제작에 들어간다.

상품 제작이 확정되면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카오가 제품 생산 비용을 제조 업체에 미리 지급한다. 신생·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판로와 재고, 그리고 생산비에 대한 부담 없이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에만 열중하면 되고 소비자는 재고 부담이 제거된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카카오는 매출액의 30%가량을 수수료로 챙긴다. 홈쇼핑업체의 수수료가 40%가량임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이다. 판매 상품은 일주일 단위로 변경되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50여 개의 새로운 상품이 공개된다. 주문은 평균 2주일 동안 받는다. 상품은 담요에서부터 침대까지 다양하며 주로 신생기업이나 중소기업이다.

미리 정해진 수량만 제작하기 때문에 일부 상품은 중고물건 거래사이트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인기다. 2016년 2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125만 개의 상품을 판매했다. 올 2월까지의 누적매출액은 350억원이지만, 올 한 해 동안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매출액이 1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카카오 측은 예상한다.

카카오메이커스의 정영주 서비스팀장은 “신생기업이나 중소기업 제품의 가장 큰 약점인 품질 보증을 카카오가 하기 때문에 믿고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카카오메이커스는 재고없는 제품 생산이라는 강력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생산자, 소비자, 판매자 모두 이익을 누리는 대표적인 상생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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