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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인터뷰]다시 뛰는 박항서 감독 "인기는 연기처럼 사라져…두배 더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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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 | 정다워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초연하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본다.

박 감독은 5일 오후 인천공항서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8일 귀국해 약 한 달간의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쉬는 동안 그는 고향을 방문해 가족, 친지, 친구들을 만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마냥 편히 쉰 건 아니다. 당장 3월 베트남 A매치 일정이 있기 때문에 휴식과 업무를 병행했다. 베트남에 도착하면 할 일이 태산이다.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 촬영까지 예정되어 있다. 알려진 대로 베트남 내에서 그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여정에 동행하는 아내에게 “가보면 내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이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눈 앞의 여론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감독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인기는 연기처럼 사라진다”
박 감독은 베트남 내에서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관광, 금융, 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의뢰받은 건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박 감독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사랑 받는 것은 감사한데 부담스럽다. 인기라는 건 연기처럼 사라진다. 2002년 경험으로 그런 걸 알고 있다.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광고는 일에 방해 받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 광고의 종류도 공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성과다. 챔피언십에서 이룬 성공으로 박 감독 부담이 더 커졌다. 베트남축구협회와 대중의 눈이 높아졌으니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박 감독은 “앞으로 잘될 수도 있고 잘못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이제 두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큰 부담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 또 만나도 무조건 이길 것”
원래 베트남 내에서는 올해 말 열리는 스즈키컵 우승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모여 치르는 대회라 자존심이 걸려 있다. 베트남 내 여론이 달라졌다.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멤버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도 무시할 수 없는 대회가 됐다. 박 감독은 “사실 스즈키컵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기보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어야 한다. 아시안게임과 스즈키컵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챔피언십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박 감독은 김학범 감독과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자신 있게 부딪히겠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후배다. 잘 할 것이고 잘 되기를 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이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다. 저는 조국을 사랑한다. 그래도 나는 베트남 감독이다. 한국을 만나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이길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겸직도 괜찮아. 나이 60이지만 계속 발전하고 싶다”
박 감독의 정식 명칭은 ‘총감독’이다.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이끈다. 지도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 있다. 확인해야 할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긍정적으로 일한다. 오히려 좋은 점이 많다며 웃는다. 박 감독은 “조금 더 피곤할 수는 있다. 하지만 23세 이하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릴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 곧 환갑이지만 감독으로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지도자도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더 성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대표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챔피언십에서 뛴 선수들 절반 정도가 성인 대표팀에서 뛸 만한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박 감독은 “당장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된다. 우리 선수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험을 쌓으면 더 잘할 수 있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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