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 절제한 3324명 조사
몸의 뒤쪽으로 있는 전립샘
개복술은 암 남길 가능성 커"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팀
전립샘암 수술에서 전립샘의 형태와 관계없이 로봇수술이 개복수술보다 암 조직을 더욱 완벽히 제거한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연구팀은 2004~2017년 전립샘암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서 개복·로봇 수술로 전립샘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3324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립샘암은 2015년 남성 암 발생률 5위를 기록할 만큼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전립샘암이 생기면 전립샘을 전부 떼는 전립샘 절제수술을 하는데, 종전의 개복수술 결과는 환자마다 차이가 큰 편이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 전립샘의 형태가 사람마다 다르고, 이로 인해 전립샘과 인접한 골반 조직, 요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따라서 최근에는 전립샘암 수술에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수술 부위를 10배가량 확대할 수 있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7년부터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을 병행했고 이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상철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립샘의 형태를 파악하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활발하지만 해외는 그렇지 않다”며 “전립샘 형태에 따른 로봇과 개복 수술 결과를 비교한 연구는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복수술과 로봇수술의 수술 성적을 비교하기 위해 각 수술 후 전립샘 첨단부(전립샘의 끝부분)의 조직 검사 결과를 활용했다. 수술 후 이 부위에서 암세포가 검출된다면 수술이 불완전하게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를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이라고 한다.
연구결과, 전립샘 첨단부의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은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가 12.3%로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17.5%)보다 낮았다. 전립샘 형태와 관계없이 로봇수술은 개복수술보다 효과가 우수했다. 전립샘은 전립샘 첨단부 형태에 따라 모두
4개의 유형으로 나뉜다. 1형은 전립샘 첨단부가 타원형으로 길고 인접한 요도(막요도)의 앞뒤 쪽을 모두 덮는다. 2형은 첨단부가 막요도의 앞쪽만 덮고, 반대로 3형은 막요도 뒤쪽만 덮는다. 4형은 첨단부가 막요도를 덮지 않고 동그랗다.
몸 뒤쪽에 전립샘이 있으면 수술 시 잘 볼 수 없어 암이 남기 쉽다. 이번 연구에서도 개복·로봇 수술 모두 3형 첨단부의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이 각각 33.9%, 28.5%로 가장 높았다. 개복수술에서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은 3형, 1형(23.3%), 4형(13.1%), 2형(11.8%) 순이었고, 로봇수술에서는 3형,
1형(16.6%), 2형(7.9%), 4형(6.2%) 순이었다. 결과적으로 로봇수술을 한 경우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이 모두 낮았다.
연구팀은 절제변연 양성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정한 후의 수술 결과도 도출했다. 즉 암 병기·악성도 등 조건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전립샘 형태에 따른 개복·로봇 수술의 효과를 각각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로봇수술은 전립샘 형태에 따라 수술 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반면 개복수술은 3형일 때 암이 남을 위험이 컸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상철 교수는 “전립샘 형태에 따라 로봇수술을 적용하면 암 재발 가능성은 낮추고 환자 예후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세계내비뇨기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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