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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조형애 기자] "사실, 이런 결과까지 나오리라 예상 못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축구 변방 베트남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행. '수장' 박항서(59)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금의환향한 박항서 감독은 8일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의 기적을 '예상 못한 일'이라고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열린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사상, 동남아시아 사상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D조 2위(1승 1무 1패)로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한 이후 이라크, 카타르를 각각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올랐다. 눈을 난생 처음 보는 선수들이 수두룩한 상황. 베트남은 설원 위에서 팽팽히 맞서다 결국 1분을 남기고 우승컵을 우즈베키스탄에 내줬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는데 왜 고개를 숙이느냐?'는 박 감독의 말은 베트남 국민들을 울렸고, 베트남 축구에는 희망의 싹이 자랐다.
곧 '박항서 리더십'은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몸을 낮추며 선수단과 '숨은 영웅' 이영진 수석코치, 배명호 피지컬 코치에게 공을 돌렸지만, 그 말 속에서 언뜻언뜻 그 리더십 비결이 엿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먼저 '우리 선수', '신뢰', '믿음'이란 말을 여러번 말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특히 저와 관계에서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두번 째로는 우리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이 결과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두 번 연속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끈 것과 관련해 박항서 감독이 단연 첫 번째로 꼽은 건 감독과 선수 사이 신뢰와 믿음이었다. 그 신뢰와 믿음은 선수 사이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숨은 영웅' 이영진 수석코치와도 믿음으로 이어진 사이다. '같이 가자'는 말에 이 코치는 연고도, 인연도 없는 베트남으로 함께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여러 가지 인연도 있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있고 해서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가겠다'고 했다. '한번 도전해 보고싶다'는 감독님 생각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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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 대한 애정은 '우리 선수'라는 말로 느낄 수 있었다. 말만이 아니었다. 그 뒤엔 적극적인 '우리 선수' 챙기기가 있었다.
"인보디 측정을 했는데 선수들 체지방이 굉장히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상체 근육도 부족했다. 그래서 베트남축구협회에 자는 것은 호텔에서 안 자도 되니까 먹는 것 만이라도 내가 원하는대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로 우유, 생선, 스테이크 같은 고단백질 음식을 베트남 현지 의사와 피지컬 코치 등과 상의해서 매일 선수들에게 먹였다."
여기에 '변명 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더해졌다. U-23 챔피언십이 열린 중국의 날씨는 베트남 대표팀을 도와주지 않았다. 한파가 이어졌고 결승전에는 눈이 쏟아졌다. 2-3명을 빼고는 눈을 처음 보는 베트남 선수들은 경기 하루를 남기고서 눈싸움을 할 정도였다. 많은 이들은 보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하는 베트남 대표팀이 불리하리라 봤고, 당연히 이는 핑계거리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눈에서 패배의 이유를 찾지 않았다.
"내가 말해준 건 '눈이 우리에게 절대 담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눈이 오면 미끄러운데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은 우리 보다 훨씬 몸집이 크다. 우리는 민첩성이 있기 때문에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말을 해줬다. 눈때문에 졌다는 변명은 나도 하기 싫고 선수들에게도 듣고 싶지 않았다."
'베트남 영웅' 돼 돌아왔지만 박 감독은 들떠 있지 않았다. 성인대표팀 감독까지 겸하고 있는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베트남 리그 개막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성실성 하나 믿고 동아시아 무대 개척에 나선 박 감독 사단. 신뢰와 믿음 아래 '원 팀 정신'으로 그 다음 파란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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