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피부 건성과 건선, 헷갈리지만 전혀 다른 질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문의 칼럼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이가영 교수





중앙일보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이가영 교수


겨울철에는 피부에 다양한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다. 대기 습도가 여름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여름에 비해 일조량도 감소한다. 대기 수분량이 감소함에 따라 건조해진 피부는 탄력이 떨어지고 하얀 각질이 올라오기도 한다. 특히 피부 건성이 심한 사람들은 피부 건조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간혹 ‘건성’과 ‘건선’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건성’은 말 그대로 피부가 건조하다는 것을 뜻한다.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면 세포 간 균열이 생겨 결합이 깨지면서 각질·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 건조증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 건조증도 관리하지 않으면 가려움이 생기고, 가려운 부위를 긁어서 생긴 상처에 염증이 생기면 진물이 나는 ‘건조성 습진’으로 악화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건성 피부로 변하기 쉽다. 겨울철에는 건성 피부를 악화시킬 수 있는 잦은 목욕, 비누칠, 때 미는 습관은 피하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야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건선’은 겨울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피부가 건조해지면 악화할 수 있어서 ‘건성’ 피부와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성 재발성 피부 질환인 건선은 몸의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피부 면역 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해 분비된 여러 면역 물질이 피부의 각질 세포를 자극해 세포를 과다하게 증식시키고 이로 인해 염증과 발진, 비정상적인 각질이 발생한다. 처음엔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생기고, 그 위 경계 부분은 은백색의 각질이 덮이면서 마치 비늘처럼 일어난다.

이러한 증상은 신체 모든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팔꿈치·무릎·엉덩이·두피 등 자극이 많은 부위에 잘 생긴다. 건선은 전신에 영향을 미쳐 오래 앓으면 건선성 관절염, 포도막염, 염증성 장 질환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상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문지르거나 긁는 등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한다. 주변 환경도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건선 치료 시에는 건선의 정도와 활성도, 병변 형태, 발생 부위, 환자 나이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정한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우면 주로 바르는 약제를 쓴다. 증상이 번지고 심해지면 자외선을 쬐는 광선 치료를 하거나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경구약을 쓴다. 그래도 치료가 잘 안 되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겐 건선을 악화시키는 특정 물질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건선은 자연적으로 좋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방치하면 전신에 건선이 번져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양한 합병증 발생 위험도 있다. 피부의 건성과 건선은 전혀 다른 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건선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의심되면 꼭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단 받아보길 권한다.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