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W(더블유)병원
대구·경북 지역 첫 사례
매일 의료진 모여 수술 협의
정형외과 전문의만 14명
김영우 수부미세재건센터장(왼쪽)과 김성중 정형관절외상센터장이 오른팔 절단 환자의 수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박정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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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병원은 정형외과·마취과 등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응급실을 지키는 팔다리 외상 치료의 최전선이다. 일종의 정형외과계 외상센터인 셈이다. 산업 현장에서 사지가 절단되거나 손·팔다리가 찢기고 부러진 환자가 온다. 오전 7시20분이면 전 의료진이 모여 수술환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치료 계획을 논한다. 김영우 수부미세재건센터장은 “매일 동료 의사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수술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W병원의 경쟁력과 의료의 질을 높여온 원동력이다. 김성중 정형관절외상센터장은 “시설·인력에 투자해 좋은 병원을 만들겠다는 구성원의 의지가 2개 분야 전문병원 지정으로 결실을 거뒀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분야별 의료진 협진
관절과 수지접합 분야는 정형외과 의사가 진료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는 교육과정에서 관절 질환을 배운다. 이들이 수지접합, 무릎·어깨·발 등 세부 분야를 전문으로 보는 의사가 된다. W병원에는 이런 과정을 마쳤거나 교육받고 있는 정형외과 의사가 14명이다. 김영우 센터장은 “손이 아파서 온 환자의 상당수는 어깨 관절에도 문제가 있거나 무릎 관절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나이 들고 농사·식당일 등을 하는 환자는 팔다리 질환에 잘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형외과 분야별 전문 의료진이 여러 파트와 협진하며 팔다리 질환을 다룬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린 외상 환자가 실려 오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땐 관절·미세재건 분야 의료진이 한 팀이 돼 치료 계획을 세운다. 곽상동(50·경북 성주군)씨는 2년 전 이맘때쯤 국도 제설작업 중 승용차에 치여 양쪽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오른쪽 다리는 허벅지 뼈 두 곳이 부러졌고 왼쪽 다리는 절단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였다. 대구에 있는 대학병원 두 군데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W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김성중 센터장이 뼈를 맞추는 등 골절 수술을, 김영우 센터장이 피부 이식과 신경·근육·혈관 연결 수술을 했다. 환자는 절단할 뻔했던 왼쪽 다리를 회복했고 허벅지 뼈가 부러진 오른쪽 다리도 다 나았다.
환자 안전 인증, 치료 성적 우수
관절을 다루는 병원은 많지만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문병원 지정 과정이 꽤 까다롭다.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 설비(하드웨어)와 실력 있는 의료진(소프트웨어)을 갖춰야 한다. 전문병원에 지원하려면 사전에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도 받아야 한다. 인증 평가를 할 땐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등을 549개 조사 항목으로 나눠 점수를 매긴다. 화재가 났을 때 대피 방법을 숙지하는지, 낙상 예방을 위해 환자 교육을 하고 있는지 등을 본다. 인증 과정을 통과한 병원 중 치료 성적이 우수한 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된다. 예컨대 관절 분야에서는 인공관절·회전근개파열복원·십자인대성형 수술 등의 치료 성적을 본다. 비수술 치료율이 높을수록, 합병증·사망률·재수술률이 낮을수록 점수가 높다. 또 수술실 내 양압시설을 갖춰야 한다. 양압시설은 대기에 떠다니는 균이 없도록 공기를 밀어내 무균실을 유지하는 설비로 감염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낮춰준다.
설비는 투자하면 되지만 실력 있는 의료진을 갖추는 건 다른 문제다. 김성중 센터장은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많이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이야말로 외과의사답게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병원”이라며 “사명감 있는 의사들이 지원해 웬만한 대학병원보다도 많은 14명의 정형외과 의료진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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