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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23세 이하(U-23)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축구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자신들의 선수들에겐 고개를 들라고 독려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27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각)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정규시간 90분을 1-1로 마친 베트남은 연장 전반까지 이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승부차기로 돌입하기 직전인 연장 후반 14분 터진 우즈벡 시도로프의 득점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경기 직후 들어선 기자회견장에서 박수 갈채를 받았다. 베트남을 포함한 다른 국가 기자들이 모두 박 감독에게 보내는 찬사였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담담하게 인터뷰에 나섰다. 박 감독은 "대회 우승을 팬들에게 안겨주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모든 기량을 다 쏟아부었다. 최선을 다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혹독한 기상조건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날씨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정신력에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 코치로 있을 때와 비교하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그 대회는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감독과는 다르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패해도 감독들이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내 40년 경력을 통틀어 가장 자랑스러웠던 대회였다"는 박 감독은 "내가 이런 기념비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현재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국민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을 떠올릴 정도로 이번 대회 성적에 열광했다. 이번 대회에서 거둔 베트남의 준우승은 베트남의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AFC 주최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무엇보다 동남아 국가가 아시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베트남 매체 '징'은 경기 후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독려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박 감독은 이날 패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왜 고개를 숙이느냐"고 말하며 독려,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준 팬들 앞으로 내보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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