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박항서 매직’ 아시아 정상까지 넘본다

베트남 U-23 대표팀, AFC 결승행…카타르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

‘지휘봉’ 석달 만에 대이변 일으켜

‘박항서 매직’은 계속됐다. 이젠 아시아 정상을 넘본다.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아시아 챔피언십 결승까지 진출했다. 축구 변방 베트남이 아시아 무대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은 23일 중국 장쑤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카타르와의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베트남은 27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성인 대표팀과 23세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박항서 감독은 불과 3개월 만에 아시아 약체 베트남을 결승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선전으로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며 신드롬을 일으킨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카타르의 아크람 하산 아피프에게 페널티킥골로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베트남은 후반 22분 페널티지역 골대 정면에서 잡은 간접 프리킥 기회에서는 골대를 맞히는 불운까지 겪었다. 그러나 2분 뒤 응우옌 꽝 하이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로 찬 공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42분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추가골을 뽑아내 승부가 끝나는가 싶었지만 베트남은 1분 후 꽝 하이가 이번엔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다시 골망을 갈라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카타르가 첫 골을 넣은 후 꽝 하이의 공이 카타르 골키퍼의 손에 막혔지만 베트남 골키퍼 부이 띠엔 중이 곧바로 선방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두 골씩을 성공하고 나서 베트남 골키퍼가 다시 한번 카타르 마지막 키커의 공을 막아냈다. 그리고 베트남의 마지막 키커인 부 반 탄이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승리를 가져왔다. 박항서 감독은 승리가 확정되자 두 손을 번쩍 올린 뒤 베트남을 응원한 팬을 향해 인사했다.

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만만찮은 경기력을 보이며 돌풍 조짐을 보인 베트남은 호주를 꺾고 처음 8강에 오른 뒤 이라크와 카타르를 잇따라 승부차기 접전 끝에 잡는 저력을 보였다. 이제 한 걸음 남았다. ‘박항서 매직’이 아시아 정상까지 이어질지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결승전으로 쏠린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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