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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영국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조사를 미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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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서… 왁싱을 안해서… 냄새가 날까봐…’

영국 여성 4명 중 1명은 이같은 이유들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몸이 ‘정상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검진을 미루는 것이다.

영국의 자선단체 ‘조스 자궁경부암 신탁’은 22일(현지시간) 25~64세 여성 4명 중 1명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일종인 ‘스미어 테스트(smear test)’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미어 테스트는 자궁경부에서 세포 일부를 추출해 암 발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검사로, 특수경과 막대를 삽입해 세포를 얻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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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쑥쓰러움 때문에 검진을 꺼렸다. 단체가 25세~35세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8%가 냄새가 걱정돼 검사를 꺼린다고 대답했다. “몸매에 자신이 없어서” 검사를 받지 않았는 답변도 35%였다. 31%는 “비키니 부분을 왁싱하지 않으면 검진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단체는 “스미어 테스트는 자궁경부암 발병 확률을 75%까지 줄여준다”며 “몸에 대한 불만이나 불확실함 때문에 생명을 살리는 조치를 꺼리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당국(NHS)는 25세 이상 여성에게 3년에 1번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력 있는 조치는 아니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성관계 여부를 묻거나 질 내에 검사경 등을 삽입하는 진료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고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다보니 자궁경부암 예방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7년 통계로 본 암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암검진 수검율은 62.1%로, 미국(78.5%), 영국(72.7%)보다 낮았다. 자궁경부암은 지난해 한국의 여성암 발병율 7위를 기록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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