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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결국 사표 던진 한수원사장… 전력 기관장 모두 공석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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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원전 정책과 대척점 설 수밖에

깔끔한 일처리와 원전 수출 등 성과

한전 및 5개 발전 자회사 수장 공석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사퇴했다. 임기를 1년 10개월 남기고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고, 이날 사표가 수리됐다. 한수원 측도 19일 퇴임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2017년 10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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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 사장은 산업경제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산업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박근혜 정부에서 제1차관을 지냈다. 2016년 11월 취임해 당초 임기는 내년 11월까지였다.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지만 이 사장은 정부로부터 꾸준히 사퇴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인 한수원이 현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에 보조를 맞추긴 어려운 일이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 찬성 측 의견을 대표하며 대척점에 선 것도 갈등 요소였다. 제1차관 재임 시절 한국서부발전 사장 인선 비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따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도 상당한 압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깔끔한 일 처리와 원전 수출 등의 성과로 계속 재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당초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을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한국형 3세대 원전(APR1400)의 안전성 심사를 진행 중인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방문할 예정이었다. 만약 이 사장이 백 장관과 동행할 경우 신임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백 장관의 일정 전체가 취소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문성과 합리적인 태도 때문에 내부 신임도 두터웠는데 너무 아쉽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처럼 탈핵론자가 새 사장이 되면 어떡하나 벌써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퇴임에 따라 한국전력과 5개 발전 자회사를 포함해 모든 전력 관련 공기업 기관장이 공석인 유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지난해 6월 김용진 당시 동서발전 사장이 기획재정부 2차관에 발탁됐고, 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 사장은 지난해 9월 동시에 사퇴했다. 조환익 전 한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한전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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