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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서울 사립초 39곳 전체 재정현황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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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신청 ‘은혜초 사태’ 계기로/市교육청, 정원미달 학교 중심 조사/은혜초, 교사 전원에 해고 통보

서울지역 초등학교 중 처음으로 교육당국에 폐교 신청을 한 은평구 은혜초 사태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전체 사립초 39곳의 재정현황을 조사하기로 했다. 은혜초는 교육당국의 신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폐교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학생수 감소에 따른 사립초 배치여건 종합검토 태스크포스(TF)’가 정원이 미달된 학교를 중심으로 관내 모든 사립초의 재정현황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산하 교육지원청을 통해 예결산서를 제출받을 뿐 사립초의 상세한 재정현황을 파악하지는 않았다. 사립초에는 교육청 예산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체 사립초의 재정현황을 살피는 건 은혜초 폐교 신청을 시작으로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처다.

앞서 은혜초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 폐교인가 신청을 냈다. 최근 수년간 학생 정원이 미달해 재정적자가 누적돼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서부교육지원청은 단 1명이라도 은혜초에 계속 다니길 원하면 폐교 인가를 내줄 수 없다며 후속조치 미비 등을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다.

현행법상 학교를 폐교하려면 설립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은혜초는 지난주 교사 전원에게 2월 말일자로 해고하겠다고 통지하는 등 일방적으로 폐교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혜초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교생 235명의 약 40%인 90여명이 학교 측에 전학 의사를 밝혔다.

서부교육지원청 직원들은 매일 은혜초을 찾아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부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폐교를 진행하면 학교 경영자 등을 사법당국에 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이 폐교 인가를 내주지 않고 고발 조치 등을 취하더라도 학교 측이 교원을 전부 해고하고 문을 닫아버리면 막을 수단이 사실상 없어 은혜초가 결국 폐교 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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