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부족하면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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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의학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 Express)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립대 의대 신경학과 랜덜베이트먼 석좌교수팀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으면 뇌가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을 청소하는 것보다 생산량이 더 많아져 남은 양이 더 쌓이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뇌의 정상적 활동에 따른 부산물이다. 이 단백질 성분이 지속해서 많아지면 일종의 찌꺼기(플레이크)가 쌓이고 이로 인해 뇌신경세포 등이 훼손된다.
이는 뇌 기능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은 뇌 곳곳에 이 플레이크가 쌓여있어 베타-아밀로이드는 치매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충분한 수면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한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이 단백질이 늘어난다는 기존 연구결과도 있다.
베이트먼 교수팀은 30~60대 8명으로 대상으로 수면제 등 보조제 없이 밤에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도록 한 뒤 36시간 동안 2시간 마다 뇌와 척수액 속의 베타-아밀로이드 수치를 측정했다.
그리고 4~6개월 뒤에는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우도록 한 상태에서 같은 실험을 했다. 또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는 약물을 복용하게 한 뒤 베타-아밀로이드를 쟀다.
그 결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을 때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정상적으로 잠을 잤을 때 비해 25~30% 높았다. 이는 유전적으로 젊을 때부터 알츠하이머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의 뇌 속 수치와 유사한 수치다.
연구팀은 또 깨어 있을 때와 잠을 잘 때 뇌의 베타-아밀로이드 청소율은 동일하지만 깨어 있을 때는 생산량이 훨씬 더 많아 결국 수치가 높아진다는 점도 발견했다.
베이트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장애가 베타-아밀로이드 생산-청소 메커니즘을 통해 인지능력 저하와 알츠하이머 위험을 키우는 요인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잠이 부족하면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하겠지만, 하루 밤샘 정도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전반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성 수면 부족과 수면장애는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또 수면보조제를 복용한 사람들의 경우 정상적으로 잠을 충분히 잔 사람들보다는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았다는 점에서 정상 수면이 가능한 경우 약을 먹고 잠을 더 잔다고 해서 적어도 베타아밀로이드 감소 효과는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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