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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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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스마트폰만 보는 당신, 안구건조증? 자주 깜빡이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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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복병 안구건조증 3.5% 증가

라식·라섹 시술 느는 것도 원인

보존제 든 인공눈물은 하루 6회

오메가3가 증상 완화에 도움

김태임 교수의 건강 비타민
디자이너 이모(39·여·서울 강남구)씨는 늘 눈이 뻑뻑하고 충혈돼 있다. 찬 바람 부는 겨울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승용차에서 히터를 켜면 더 나빠진다. 전형적인 안구건조증이다. 요즘같이 추운 날에도 히터를 켜지 못하게 한다. 남편과 아들이 불평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씨는 “15년 전 라식수술을 받은 이후 건조증이 생겼다. 직장에서는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씨 같은 안구건조증 환자는 224만4627명으로 전년보다 3.5% 늘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1배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간 안구건조증을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시력을 잃을 만큼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렇긴 하지만 이 병을 앓으면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요즘엔 안구건조병(dry eye disease)으로 부를 정도로 주요 질환이 됐다. 안구건조증이 증가하는 다양한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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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환자가 각막 검사를 받고 있다. 평소 불편을 느낄 만큼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잘되면 안구건조증일 수 있으므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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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인구 고령화다. 올해 6월 미국안과학회지에 실린 하버드대·유타대 등의 공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18~34세 안구건조증 발병 위험을 1로 할 때 45~54세는 2배, 65~74세는 3.7배, 75세 이상은 5배로 급증한다. 눈물은 크게 수분층·지질층·점액층으로 구성된다.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덜 분비돼 품질이 떨어진다. 수분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다. 또 속눈썹 주변에서 지방을 분비하는 기관(마이봄샘) 기능이 떨어져 지방층도 감소한다.

둘째,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 수술 환자가 증가한 탓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이 2015년 학술지(Journal of Cataract & Refract Surger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력교정술을 받은 143명의 미군 병사를 분석했더니 ‘만성적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0.8~5%였다. 만성적 안구건조증은 수술 이후 6~12개월 동안 병원을 2회 이상 방문하는 경우를 말한다.

셋째, 환경오염 때문이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 표면에 염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오존에 노출되면 안구 표면이 더 많이 상해 건조증이 악화한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연구팀은 쥐 30마리를 오존에 노출하지 않은 그룹, 약한 농도(0.5ppm)에 노출한 그룹, 강한 농도(2ppm)에 노출한 그룹으로 나눠 눈물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높은 농도의 오존에 노출한 그룹일수록 눈물 속에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많았다. 또 눈을 보호하는 점액 물질(뮤신) 분비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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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 환자


넷째, 컴퓨터·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오래 보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10대 청소년만이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안구건조증이 악화됐다고 호소하는 50~60대 환자를 자주 본다. 쉴 새 없이 화면을 보고 눈을 깜박거리지 않아 안구건조증이 악화한 것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연구팀이 59명의 성인에게 1시간 동안 태블릿PC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런 뒤 눈의 피로도, 불편함, 눈물막 손상을 측정했다. 그 결과 눈 피로도가 올라가고 충혈되는 등 안구건조증 지표가 나빠졌다(대한안과학회지, 2017).

다섯째, 우울증·수면무호흡증 등 질병과 진통제 같은 약물이 문제다. 분당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연구팀은 65세 이상 650명을 안구건조증이 있는 그룹(198명)과 없는 그룹(452명)으로 나눠 우울증 여부를 분석했다.

안구건조증 그룹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2.3배 높았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위험이 2.6배 높았다. 전립샘비대증(2배), 불안장애(1.5배), 고콜레스테롤증(1.3배)도 위험요소다. 약물 중에서는 항불안제(3.2배), 뇌전증 치료제(2.8배), 진통제(2.5배)가 안구건조증을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JAMA, 2016). 이런 약을 먹고 눈이 뻑뻑해지는 등 건조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에게 말해야 한다. 대체 약물을 선택하거나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인공눈물 의사 처방 받고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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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이 안구건조증 검사를 받고 있다. 종이를 5분간 눈에 대고 눈물 양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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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안구건조증을 완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1차 치료법은 인공눈물이다. 인공눈물은 자연 눈물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영양성분·면역인자가 전혀 없다. 수분층을 보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공눈물은 농도·성분·제형이 다양하다. 임의로 쓰지 말고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뒤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인공눈물을 쓸 때 횟수 제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 자주 넣으면 눈물 고유의 성분이 희석되고 수분층만 과하게 공급된다. 인공눈물에 보존제가 들어 있으면 알레르기나 독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6회 이상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보존제가 없어도 10회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사용 횟수는 안과 의사의 처방에 따른다.

안구건조증 치료에는 인공눈물 외에 항염증 안약, 눈물 분비 촉진 안약, 자가혈청 안약 등이 쓰인다. 증상과 원인의 심각성에 따라 다양한 약을 쓴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일상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눈을 자주 잘 깜빡이고 ▶콘택트렌즈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며 ▶히터의 열기가 눈에 바로 닿지 않게 하고 ▶찜질방에 오래 있지 않는 것이 좋다. 찜질방은 실내 온도가 높아 눈물이 증발한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서 눈꺼풀 쪽에 염증(눈꺼풀염)이 있으면 건강기능식품 ‘오메가3’를 챙겨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 외에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다고 명확하게 밝혀진 영양제는 아직 없다.

현대인은 눈을 혹사한다. 안구건조증은 혹사의 당연한 대가일지 모른다. 해결의 첫걸음은 눈을 좀 쉬게 하는 것이다.

슬플 때 나오는 눈물은 안구건조증과 무관
눈물은 평소 눈을 촉촉하게 해 준다. 슬플 때나 이물질이 들어갈 때도 눈물이 난다. 두 가지 눈물은 공장과 역할이 다르다.

안구건조증과 관련 있는 것은 평소 눈물이다. 눈꺼풀과 안구 표면에 있는 ‘부눈물샘’에서 만들어진다. 안구 표면을 적시고 눈물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다. 울 때 나오는 눈물은 양쪽 눈의 눈썹뼈 안쪽에 있는 ‘주눈물샘’에서 만들어진다. 눈물이 고여 있다가 자극이 있을 때 한꺼번에 흘러나온다. 코와 연결된 눈물 구멍으로 빠지는데, 여기로 다 나가지 못하면 눈 표면으로 흐른다. 슬퍼도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안구건조증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김태임 교수
이화여대 의대 졸업, 연세대 의대 교수, 대한안과학회 학술이사,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교육이사, 한국외안부연구회 학술이사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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