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만 무료 접종 가능
6개월 뒤 한 번 더 맞으면 끝
접종 중 심각한 이상반응 없어
HPV 백신 무료 접종
2004년생이 HPV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안에 1차 접종만 하면 2차 접종까지 무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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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이다. 2004년생은 무료 접종 기간이 올해가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아직 접종 받지 않은 아이에겐 자궁경부암 등 각종 질환을 무료로 예방하는 ‘막차’를 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중앙일보는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MSD의 지원으로 HPV 백신 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04년생 여성 청소년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22만8000여 명)의 1차 접종률은 46.6%였다. 당시 접종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현재도 접종률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62.5%(12월 6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8만5000명 이상이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접종을 미루는 데는 몇 해 전 제기됐다 일단락된 ‘일본발 안전성 논란’의 영향이 없지 않다. 일본 후생노무성은 HPV 백신 접종을 받은 25만여 명에서 129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됐다며 2013년 6월에 백신 접종 권장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이듬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산부인과학회(FIGO)가 잇따라 HPV 백신의 안전성을 검토한 뒤 “백신 접종을 지속하는 게 유리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불식됐다. 논란이 시작된 일본에서도 지난해 4월에 산부인과학회·소아과학회 등 17개 학회가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성경험 전 접종 시 예방효과 최고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우려했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 50만 건의 HPV 백신 접종 중 심각한 이상반응을 겪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HPV 백신 접종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부작용과 관련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부작용보다 예방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더 크다’ ‘다른 영유아 백신의 이상반응과 큰 차이가 없다’ 등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했고, 학부모 사이에서도 긍정적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추세다.
HPV 백신은 일찍 접종할수록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분명하다.
첫째, 접종 횟수가 줄어든다. HPV 백신은 원래 세 번 맞아야 한다. 하지만 만 9~13세(백신 종류에 따라 14세)의 아이들은 면역반응이 높아 2회만 접종 받아도 된다. 성인 여성이 3회 접종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2004년생 여자 아이가 올해를 넘겨서 HPV 백신을 맞으면 시기에 따라 3회 접종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무료가 아닌 접종 1회당 15만~18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둘째, 접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HPV는 감염된 사람과의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따라서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해야 효과가 가장 크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2016)’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 경험 시작 연령은 13.1세다. 정부가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 한해 HPV 백신 2회 무료 접종을 골자로 하는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매년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속하는 여성이 대상이다. 올해는 2004년생이 무료로 맞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2월 31일까지 1차 접종만 마쳐도 나머지 2차 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차 접종을 한 경우 6개월 뒤 2차 접종을 받아야 충분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용어 대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는 이유 때문에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렸다. 하지만 HPV는 자궁경부암만 유발하지 않는다. HPV 유형에 따라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를 비롯해 남성의 항문암까지 유발한다.
아이 건강 상태 양호한 날 맞아야
HPV 중에서 전 세계 자궁경부암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유형은 HPV 16형과 18형이다. 시판되고 있는 HPV 백신은 모두 이 유형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는 유형이 다르다. HPV 6형과 11형이 전체 생식기 사마귀 원인의 90%에 달한다. ‘곤지름’ ‘콘딜로마’라고도 불리는 생식기 사마귀는 최근 5년 새 국내 환자가 세 배가량 늘었고, 여성의 경우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했다. 무료로 지원되는 HPV 백신을 선택할 땐 각 백신이 어떤 유형을 포함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주원덕 교수는 “HPV 백신을 포함한 모든 백신은 아이의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접종 받는 게 좋다”며 “접종 시 아이가 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접종 후 20~30분 정도 의료기관에 머물면서 아이에게 이상이 없는지 살펴야 하고 부모와 아이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평일에 방문이 어렵다면 주말에도 운영하는 검진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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