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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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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양팔 길이 차이 나면 어깨, 양다리 길이 다르면 허리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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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두드러지는 한쪽 기울임

몸 안팎에 질환 발병 가능성

양팔 혈압 재 혈관 건강 점검

‘건강 경고등’ 신체 좌우 비대칭


‘대칭’은 때로 완벽과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요소다. 건강에도 대칭의 개념은 비슷하게 적용된다. 신체 좌우가 대칭을 이룰 때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일보

위험 신호




반대로 비대칭은 건강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뜻한다. 신체 내·외부의 이상은 생김새·기능·수치 등 다양한 비대칭으로 표면화한다. 그리고 장기화되면 신체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비대칭과 그 의미에 대해 알아봤다.

100% 좌우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얼굴만 해도 카메라 방향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래서 신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게 눈에 보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체 비대칭이 모두 당연한 것은 아니다. 조그만 불균형이라도 건강을 우르르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좌우 비대칭이 겉으로 드러나는 목·어깨·허리 등이 그렇다. 한 곳이 틀어지면 주변의 뼈와 근육, 연골이 비대칭을 보상하기 위해 다 함께 뒤틀린다. 한쪽 방향으로만 신체를 사용하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골프·배구·야구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2010년 한국사회체육학회지에 실린 ‘전문 운동선수의 편측성 운동이 척추의 형태학적 구조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한쪽으로 운동하는 선수의 골반, 척추, 몸통의 좌우 기울기는 양쪽으로 운동하는 선수에 비해 불균형했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골반이 틀어지고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면 어깨가 비뚤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의외의 원인이 신체 불균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깨를 다치면 양팔의 길이가

1㎝ 이상 차이 나기도 한다. 야구선수에게 많이 나타나는 ‘데드암증후군’이다. 어깨를 잡아주는 인대와 같은 구조물이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점점 약해지고 늘어나 생기는 현상이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일반인도 테니스·골프·야구처럼 한쪽 팔을 많이 쓰는 운동을 즐긴다면 데드암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며 “팔에 갑자기 힘이 빠지고 저리다면 양쪽 팔 길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양쪽으로 신체활동 해 균형 잡아야

양쪽 다리 길이의 차이는 관절 질환을 판단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허리가 아픈 경우 걸음걸이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디스크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통증이 생기면 무의식적으로 아픈 쪽으로 몸을 기울고 걸음걸이가 비뚤어지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실제 몸이 기울어진 환자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하면 디스크가 찢기거나 뼈 사이로 튀어나온 경우가 많다”며 “다리 길이가 2㎝만 차이 나도 상대적으로 긴 다리에 체중이 실려 무릎 관절염, 발목 염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눈을 떴을 때 한쪽 눈꺼풀만 처지거나 과도하게 떠지는 것은 마비성 질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신경에 마비가 생겼거나 갑상샘안병증에 걸린 것일 수 있다. 갑상샘안병증은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눈꺼풀에 부종이 생기거나 근육이 마비돼 놀란 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대희 교수는 “시신경마비·갑상샘안병증 같은 마비성 질환은 한쪽 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쪽 눈꺼풀만 외형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시력·안압·안구돌출지수·안구운동장애 등의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팔·발목 혈압 차이는 혈관 이상 징후

양팔의 혈압 차이를 체크하면 혈관 질환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 양쪽으로 피를 균등하게 보내지 못하는 부정맥이 대표적이다. 한쪽의 혈류량이 줄면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게 측정된다. 실제로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혈류량이 줄어든 뇌졸중 환자는 양팔에서 혈압 차가 흔하게 나타난다. 분당차병원 신경과 김진권 교수는 “3년간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 및 사망한 환자를 추적 관찰했더니 양팔의 수축기 혈압 차가 10㎜Hg 이상 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두 배 정도 사망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팔과 발목의 혈압 비대칭은 팔과 다리에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말초동맥(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 말초동맥 질환은 팔보다는 혈액이 많이 필요한 다리에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발목의 수축기 혈압을 팔의 수축기 혈압으로 나눈 값이 0.6~0.9이면 경증, 0.4~0.6이면 중증 말초동맥 질환으로 본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심장내과 박병원 교수는 “당뇨병이 있거나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말초동맥 질환의 고위험군이므로 주기적으로 양 팔과 양 발목 혈압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달라지면 시야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는데, 이땐 망막 관련 질환이 의심대상이다.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부에 변화가 생기는 황반변성, 혈당이 높아져 망막의 미세순환 장애로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망막병증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주증상은 시력 저하로 한쪽 눈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다. 김대희 교수는 “한쪽 눈이 잘 보이면 다른 한쪽이 잘 보이지 않게 돼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두 눈의 안압이 다를 때는 녹내장이 진행되는 과정일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눌리거나 눈으로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으면 생긴다. 한쪽 눈의 안압이 반대쪽 눈보다 2㎜Hg 이상 높아졌다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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